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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볼티모어 다리 붕괴로 멈춰 선 사고 선박…21명 선원 여전히 탑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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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26일(현지 시각) 새벽 화물 컨테이너선(船) ‘달리’가 동력 상실로 충돌한 뒤 교각과 다리 본체가 무너진 사고가 발생하면서 선박 역시 부서진 다리 잔해에 눌려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사고 발생 사흘 만인 30일 무너진 다리 제거 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아직 선박에는 21명의 선원이 타고 있다. 선박에 실려 운반되려던 물건 역시 주인을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 사고 선박에는 주로 목재, 비누, 화학 물질이 실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화학물질·목재·비누 등 美 수출품 실려 있어

다리와 충돌한 화물 선박 달리는 화학 물질, 종이, 기계, 고철, 목재 등을 인도와 기타 아시아 지역으로 운반 중이었다. 사고 선박은 현대중공업이 2015년에 건조한 싱가포르 국적선으로 사고 당시 버지니아주 노퍽항을 거쳐 볼티모어 항에 기항한 뒤 스리랑카 콜롬보로 가는 길이었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26일(현지 시각) 새벽 화물 컨테이너선(船) ‘달리’가 동력 상실로 충돌한 뒤 교각과 다리 본체가 무너진 사고가 발생하면서 선박 역시 부서진 다리 잔해에 눌려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 로이터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26일(현지 시각) 새벽 화물 컨테이너선(船) ‘달리’가 동력 상실로 충돌한 뒤 교각과 다리 본체가 무너진 사고가 발생하면서 선박 역시 부서진 다리 잔해에 눌려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 로이터

공급망 회사 이투오픈(e2open)에 따르면 사고 선박은 세계 1·2위 해운사인 유럽 MSC와 덴마크 머스크의 물류를 운반 중이었다. 미국에서 수출할 물품을 한국·중국·일본· 필리핀,·말레이시아는 물론 중동, 아프리카까지 운송하려 했으며 선적물로는 의약품 원료·종이·곡물·목재·가구·알루미늄 및 구리 제품·섬유 및 의류·자동차 및 항공 우주 부품· 차량 및 고철이 포함돼 있다. 다만 이투오픈은 화물 소유자는 밝히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적된 컨테이너 중 상당수가 여러 고객의 선적물일 수 있기에 이번 사고의 영향을 받는 화물 소유자는 수천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 탑재된 컨테이너는 4700개다. 이 중 56개에 부식성 물질, 인화성 물질, 리튬 이온 배터리와 같은 위험 물질 764톤이 담겨있다. 이번 사고로 14개의 컨테이너가 파손돼 비누, 향수 등이 퍼탭스코강으로 쏟아진 상태다. 미 당국은 이들 유류품이 공중 보건에는 위험을 초래할 정도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선박 선수 추진기에서 유출된 80리터의 기름은 해안경비대가 처리 중이다.

◇ 도선사 2명, 인도 출신 20명 포함 21명 선원은 아직 사고 선박에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는 도선사 2명과 함께 21명의 선원이 타고 있다. 선원 21명 중 20명은 인도 출신이라고 인도 외부무 대변인 슈리 란디르 자이스왈이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인도 항만해운수로부에 따르면 약 31만6000명의 인도인이 선원으로 일한다. 전 세계 선원의 약 20%에 해당한다. WP는 “선박 회사는 종종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 미국이나 유럽 선원보다 낮은 급여를 받으며 일할 훈련된 선원을 찾는다”며 “작업이 자동화되면서 화물선의 크기가 커짐에도 불구하고 탑승하는 선원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당국이 30일(현지 시각) 무너진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 일부를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 EPA 연합뉴스
미국 당국이 30일(현지 시각) 무너진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 일부를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 EPA 연합뉴스

메릴랜드 주 당국자는 29일 오전, 사고 선박에 탑승해 있는 선원들과 연락을 취했다. 선원들은 고향에 있는 가족과 통신하기 위해 와이파이, 새로움 심(SIM) 카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원들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 음식과 기타 필수품을 준비해 한 달 간의 스리랑카행 여행을 준비했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의장인 제니퍼 홈엔디는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7일 사고 선박에 올랐을 때 주방장이 요리를 하고 있었다”며 “냄새가 아주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직 사고 선박의 선원이 배에서 내릴 일은 없다. 안전에 문제가 없는 한 선원들은 선박이 움직이는 등의 변화가 있을 때 하선할 예정이다. 사고 선박의 선원이 미국에 하선할 경우 미국 세관 및 국경보호국으로부터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현재 미국 당국은 사고 선박에 타고 있는 선원 모두 미국 땅을 밟을 수 있는 허가를 받았는지에 대한 논평을 거부한 상태다.

한편, 미 당국은 30일부터 다리 제거 작업에 들어갔다. 동시에 다리 위에서 작업 중에 떨어져 실종된 4명에 대한 수색에 나선다. 이를 위해 미 당국은 무너진 다리 일부를 절단해 바지선에 실어 이동할 예정이다. 진해 제거 작업에는 바지선 2대와 650톤 크레인, 330톤 크레인이 투입됐다. 이후 다이버들이 물 속에 들어가 선박의 수중 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예인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앞서 미 당국은 사고로 폐쇄된 볼티모어 항구를 오갈 수 있도록 길을 먼저 틀 예정이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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