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박정훈·배현진·김근식’과 석촌호수
공원서 두 손 번쩍…”우리는 이길 수 있는 사람”
‘편법대출’ 양문석 향해 “어디서 약을 팔고 있나
…우리가 그 사람 사기대출죄로 고발해버릴 것”
지난 27일 개막한 벚꽃축제가 한창인 서울 송파구의 석촌호수공원, 주말을 맞아 절정을 이뤄야할 공원에는 생각보다 적은 인파만이 몰려 있었다. 한결 걷기가 쉬워진 공원에서 이례적으로 늦게 핀 벚꽃에 아쉬워하던 시민들은 근처 서호사거리에서 들리는 환호성에 이끌려 발걸음을 그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으로 송파살리기’ 석촌호수 서호사거리 집중유세가 열리고 있는 곳이었다.
1200명. 경찰이 추산한 송파 집중유세에 몰린 공식 통계다. 하지만 이 통계는 유세차량 앞에 모인 사람들만 센 것이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송파갑 박정훈 후보와 전국 1등을 두 차례나 차지한 송파을의 배현진 후보, 송파병의 김근식 후보를 보기 위해 공원 내 건물의 계단과 길 반대편에 몰린 인파는 2000명은 훌쩍 상회하는 것으로 보였다.
다수의 인원이 모인 만큼 해당 유세에선 볼거리도 다양했다. 민주주의의 축제가 바로 선거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댄스팀이 나서 음악에 맞춰 춤을 췄고, 영화에서 봤던 트랜스포머의 범블비와 어벤져스의 아이언맨이 서호사거리에 나타나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 많은 인파가 몰린 건 송파구의 세 후보를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31일 오후 6시에 서호사거리를 방문하기로 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앞선 일정들이 늦어지면서 석촌호수 도착이 지연됐지만 이 늦어진 부분은 세 후보가 아쉽지 않게 메워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송파병 김근식 후보는 “저들은 4월 10일 선거를 심판의날이라고 한다. 부정부패비리 혐의로 1주일에 2번씩 법정 나갈 피고인이 어떻게 심판을 말할 자격이 있느냐. 징역 2년 실형 받아서 이제 남은건 슬기로운 감빵생활 뿐인 조국은 또 어떤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 후보는 “이런 형사피고인과 범죄혐의자가 심판을 말하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아니, 지나가던 개구리도 웃는다. 이게 말이냐 막걸리냐”라며 “이런 사람이 민주당 당대표고 조국이다. 심판을 말할 자격은 커녕 그들이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여기 계신 분들께서 그 심판을 꼭 해달라”고 말했다.
송파갑에 출마한 박정훈 후보는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심판하겠다고 한다. 오히려 심판받을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라며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칭한 분(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여기 김근식 후보랑 대결하려 한다. 토지거래허가가 개정되기 하루 전날 아들한테 증여하고 그걸 몰랐다고 한 분도 총선에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대표는 또 어떤가. 내가 앵커하면서 상세하게 설명해서 이재명이 갖고 있는 혐의 8개는 아마 전국민이 다 알고 계실 것”이라며 “이런 분들이 국회에 들어와서 민주당이 지금 얘기하는대로 200석을 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후진국 특급열차를 타게 될 것이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께서 곁에 계신 분들께 꼭 호소해서 그런 일 만큼은 꼭 막아달라”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송파을 배현진 후보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저의 VVIP 송파가족 여러분 너무나 반갑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여러분께서 윤 정부 세운 이유 무엇인가. 자칫하면 나라가 무너지겠다 걱정하면서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라며 “그때처럼 겉과 속이 다른 기득권 범죄 세력들을 청산하는 게 이번 총선 첫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후보는 “두 번째 목표는 지난 4년전 저 배현진이 보잘 것 없지만 채용 좀 해달라고 해서 투자하셨듯이 제가 보증하는 박정훈·김근식 두 후보가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것”이라며 “송파는 원래 하나다. 구민들의 삶에 갑을병이 어디 있겠느냐. 국회는 정직한 사람들이, 손이 깨끗한 사람들이 들어가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직한 법안 만드는 입법기관이다. 국회를 전과자들의 전당으로 만들지 말고 저희들을 꼭 채용해달라”고 호소했다.
세 후보가 달궈놓은 연단에 한 위원장이 오른 건 7시가 다 돼서였다. 한 위원장은 도착과 동시에 “너무 다시 뵙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한 위원장은 4·10 총선의 공식선거운동 개시 첫날인 지난 28일 0시 송파구에 위치한 가락시장에서 첫 선거운동을 시작한 바 있다.
이윽고 그는 “아직 정치 시작한 지가 100일도 안 돼서 허풍을 배우지 못했다. 저를 믿으시고, 배현진을 믿으시고, 박정훈을 믿으시고, 김근식을 믿어달라”며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모두를 믿어달라. 우리가 이긴다. 진짜 이긴다”고 말을 시작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최근 편법대출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킨 양문석 민주당 안산갑 후보를 향한 공세를 시작했다.
그는 “양문석이라는 사람이 20대 대학생 딸에게 사업자등록 허위로 내게 해서 새마을금고에서 소상공인들이 받아 갈 돈 11억 대출 받아서 집을 사게 했다”며 “내가 숫자에 강한데 대법원 판결 중에 2017도8449가 있다. 거기 보면 그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설령 새마을금고에서 얘기하고 (대출을) 했다 하더라도 사기대출이 (성립)된다. 어디서 약을 팔고 있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서로 룰을 지키면서 발전해 나가는 합의가 있는 것이 바로 공동체 아니냐. 그 공동체를 이끄는 것이 정치”라며 ” 바로 그런 사람들이 우리한테는 대출받지 못하게 꽉꽉 눌러놓고 뒷구멍으로 그런 짓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 국민을 협박하고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기다리지 않겠다. 내일(4월 1일) 그 사람을 사기대출죄로 고발할 것”이라며 “그런 사람들한테 다시 대한민국을 뺏겨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난 대선을 정말 기적적으로 이겼던 사람들이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끝으로 “저희와 함께 나가 달라. 이번 선거에선 여러분이 방관자가 아니라 주인공이 돼 주셔야 우리가 이긴다. 그러면 김근식과 배현진과 박정훈과 제가 여러분의 맨 앞에서 화살을 대신 맞고 눈을 대신 맞고 비를 대신 맞을 것”이라며 “사전투표든 사후투표든 무조건 나가달라. 나가셔서 국민만 보고 찍어달라. 그러면 여기 박정훈이, 여기 배현진이, 김근식이 여러분을 위해서 정말 박박 기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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