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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외치던 민주 ‘투기·불공정’ 역풍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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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외치던 민주 '투기·불공정' 역풍 맞나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열흘 남겨 놓고 확산하는 일부 지역구 후보들의 부동산 투기와 불공정한 부(富)의 이전 논란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제기된 의혹들이 국민 정서를 민감하게 건드릴 수 있는 내용인 데다 민주당이 강하게 비판해온 사안들이어서 ‘심판론’을 앞세운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의 선거 전략이 자칫 역풍을 초래할 수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양문석·공영운 후보 등에게 제기된 부동산 투기 및 아빠 찬스 논란에 우선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당 차원에서 깊숙이 개입할수록 역풍만 거세질 수 있는 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강민석 선대위 대변인은 3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의) 입장을 안 내는 게 아니라 개별 후보들이 대응할 문제는 각자 대응해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도 성범죄 변호 후보들에 대해 당이 나서 대응은 안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심판 외치던 민주 '투기·불공정' 역풍 맞나

앞서 민주당은 총선 후보 등록이 22일 마감됐지만 이영선 세종갑 후보에 대해 23일 공천을 취소한 바 있다. 갭 투기 의혹에 재산 보유 현황을 당에 허위 신고한 사실까지 밝혀지면서다. 후보 개인의 도덕성은 물론 공천 과정에서 검증 부실 문제로도 번질 수 있어 한 석을 포기하더라도 후보 등록을 취소한 것이다.

이 후보의 공천을 취소한 후에도 민주당 후보들의 부동산 투기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는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 원을 대출받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사들여 ‘편법·사기 대출’ 의혹에 휩싸였다. 양 후보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여권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성남에서 양 후보가 ‘사기 대출’이라는 표현을 쓴 언론사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국민에게 피해를 준 사기 대출이 맞다. 양 씨는 한동훈을 먼저 고소하라”고 맞받아쳤다.

양부남(광주 서을) 후보도 2019년 서울 한남동 소재 단독 주택을 당시 소득이 없던 두 아들에게 물려주면서 증여세를 대신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양 후보는 ‘부모 찬스’ 지적은 인정하면서도 “적법한 절차에 따른 정상적인 증여”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김기표(경기 부천을) 후보는 고액 대출을 통한 상가 매입 논란이 불거졌고, 공영운(경기 화성을) 후보는 군 복무 중인 아들에게 서울 성수동 주택을 증여해 ‘불공정’ 지적이 제기됐다.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일본군 위안부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도 후보들의 실언 및 투기 관련 논란으로 곤란한 상황을 겪고 있어 선거 막판 어느 정당이 더 나은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느냐가 총선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수정(경기 수원정) 후보의 ‘대파 한 뿌리 875원’ 발언 논란은 물가 관리에 실패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상징하는 사례가 됐다. 장진영(서울 동작갑) 후보도 부친을 통한 땅 투기 및 대출 찬스 의혹이 제기됐다. 한 위원장 역시 ‘개 같은 정치’ ‘쓰레기’ 등 발언으로 막말 논란에 휩싸여 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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