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도중 집을 나서려는 남편을 흉기로 찌른 아내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장성훈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알코올 치료 강의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서울 구로구 자택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해 남편 B씨와 다투다 폭행하고, 이를 피해 집을 나서려는 B씨의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행히 B씨가 피습 직후 현관문 밖으로 도망쳤고, 이들 부부의 딸이 119에 신고해 응급조치가 이뤄져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A씨는 남편이 자신과 상의 없이 지인에게 돈을 빌려준 문제로 심하게 다툰 상태로, 이혼을 요구하며 퇴거를 요청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도 안방에 여행용 가방이 놓여있자 B씨가 정말 집을 나가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해 언쟁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한 달 전에도 남편을 폭행해 가정폭력으로 신고돼 재발 우려 가정으로 분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법정에서 “남편을 1회 찌른 후 추가로 공격하지 않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그 죄책이 매우 무겁고, 이 사건 전에도 술을 마시고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고 했다.
다만 “남편인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피고인의 가족들과 지인들이 선처를 간곡하게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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