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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낙연 “총선 후 민주세력 재건 위한 씨앗 남겨달라” 절절한 호소

데일리안 조회수  

“민주당, 한미동맹 부정 세력과 손잡아”

“저급한 언동 정치문화로 국민께 상처”

“양극단 팬덤정치에 책임…내 불찰”

“검사 대 범죄자 구도서 與심판 불가능”

이낙연 새로운미래 광주 광산을 후보가 29일 광산구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이낙연 새로운미래 광주 광산을 후보가 29일 광산구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이낙연 새로운미래 광주 광산을 후보가 “지금 이대로라면 22대 국회는 지난 2년 동안 본 것처럼 검사 대 범죄인의 대결이 계속되는, 대단히 불행한 국회가 될 것이고 그 점에서 상당히 위험한 선거”라고 우려했다.

이 후보는 29일 광주시 광산구에서 진행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양극화된 정치, 타락한 양당에 정치를 맡길 수 없다는 점을 국민께서 새로 인식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제3세력에 시선을 주셔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추락과 파괴를 막는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양극단의 정치 상황을 초래한 데 대한 책임도 통감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21대 국회 거대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를 역임했던 그다. 이른바 ‘조국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민주당의 도덕 불감증과 팬덤 정치 확산을 미연에 막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가장 정치적으로 큰 피해를 본 이도 이 후보다.

그렇다고 이대로 민주세력의 퇴보를 두고 볼 수는 없다. 민주당을 비롯해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소나무당 등 민주당이 뿌리인 정당들은 총선 후 재편·재건돼야 하고 이 과정을 통해 민주세력이 다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중도·합리’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 후보를 둘러싼 정치 환경은 녹록지 않다. 제3지대 빅텐트를 꿈꾸며 개혁신당과 힘을 합쳤지만, 결국 이견을 극복하지 못해 다시 분열하고 말았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듯이 새로운미래를 향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는 크지 않다. 광주 광산을에서 민주당 후보를 상대하는 것만도 벅차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다. 이 후보는 “선거가 끝나면 (이재명 대표 등에 대한) 사법리스크는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며 “새로운미래는 민주세력 재편의 소중한 씨앗이다. 종자를 잘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이낙연 새로운미래 광주 광산을 후보와의 일문일답.

Q. 공식선거운동 첫날 5·18 묘역에 참배했다. 눈물을 흘리는 듯한 모습이 많이 화제가 됐다. 빗물이었나 눈물이었나. 어떤 감정이었나.

“내 부족함에 대한 사죄의 마음이었다. 호남을 위해서 할 일이 있고 기대가 있었던 것인데,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실패함으로써 할 일도 하지 못하고 호남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부족함에 대해 5·18 영령들에게 사죄를 했다.”

Q. 선거 슬로건이 ‘호남의 마지막 불씨’다. 상당히 처절한 느낌이다. 어떤 의미를 담았다.

“김대중 정신을 아는 마지막 정치인이 바로 나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불씨라고 했다. 24년 전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공천장을 받고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것으로 나는 호남 정치인의 막내가 돼 맨 뒷줄에 서게 됐다.


또 하나는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은 맨 앞줄에 서 있더라. 바로 뒷줄에는 든든한 후배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민주당) 공천으로 그 후배들이 전원 몰살당했다. 박광온·전해철·임종석·기동민·홍영표·강병원·양기대·윤영찬·김철민·박용진까지 10명이다. 할 말을 했던 사람들이 모두 공천에서 탈락을 한 것이다.

호남 정치인의 맨 앞줄인 줄 알았더니 이제 혼자 서 있다. 이것마저 잘못되면 어떻게 될까. 호남 정치의 공백이 몇 년이나 계속될까. 그런 의미에서 부족하지만 호남의 마지막 불씨라는 말을 했고, 끄진 말아달라 (호소하는 것이다).”

Q. 구체적으로 ‘호남정치’라는 것이 무엇인가.

“사람마다 달리 보는 게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통해 구현됐던 그 정치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익보다는 가치를 우선하는 사고방식과, 좌우 극단을 배제한 온건 개혁 노선이다. 이 표현은 1995년 김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면서 했던 표현이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치, 그런 것을 통칭한 게 호남정치다.”

Q. 지금의 민주당은 ‘호남정치’ ‘DJ의 민주당’과 다른가. 어떠한 차이가 있나.

“당장 민주당은 한미동맹을 부정하는 세력과도 손을 잡고 원내진입을 도와주고 있지 않느냐. 김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본인이 한때 ‘빨갱이’라는 오해도 받았지만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운명이라고 했다. 과연 그런 (한미동맹을 부정하는) 집단에 국정을 맡길 수 있을까.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정치의 기법에 있어서도 김 전 대통령은 국민보다 ‘반 발짝만 앞서가라’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겸비하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은 국민의 평균보다 때로는 더 거칠고 저급한 언동의 정치문화가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Q. 민주당은 왜 이렇게 타락을 했을까. 이유가 무엇인가.

“반대자를 용납하지 않는 리더십, 그리고 그 질서에 너무 쉽게 순응한 정치인들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생명력이 말라버렸다. DJ 시대의 민주당은 항상 반대파들에게 40%의 지분을 인정했다. 그래서 내부에 항상 비판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만 비판을 해도 자른다. 40%는커녕 0%다. 이전의 민주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광주 광산을 후보가 29일 광산구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이낙연 새로운미래 광주 광산을 후보가 29일 광산구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Q. 이재명 대표의 등장 직전 민주당의 주류는 이 후보였다. 민주당이 이렇게 된 데에는 책임이 있다.

“당연히 내가 부족했다. 그리고 순진했다. 그 사람들이 동원하는 수법과 집요함, 체계적인 움직임이 이렇게까지 심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대비하지 못했다.”

Q. 결과적으로 양극단 정치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예전에 정치라는 게 여야는 물론이고 내부에서도 격하게 싸우다가 대의를 위해서는 손을 잡았다. 지금은 그렇게 하면 바로 배신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정치인이 정치 양극화를 스스로 조성하고 또 이용하고 있다. 진영만 만족시키면 기대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학습효과가 생긴 것이다. 그 결과 자꾸 진영에 매몰되는 정치로 빠져들어가게 된 것이다.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사회는 분열되며 심리적인 내전 상태다.

그렇게 해서는 어떠한 국가적 과제도 국민의 지혜를 모으지 못한 채로 가고, 국력 낭비와 불행이 잉태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이미 상승을 멈췄고, 갈수록 양극화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으로 흘러가는데 추락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Q. 팬덤 정치의 문제도 있다. 정치인 팬덤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노사모는 ‘견제’를 얘기했는데, 지금의 ‘개딸’은 완전히 다르다. 견제는커녕 이견을 허용하지 않고 나아가 공격한다. 문재인 정부 때부터 가속화된 현상이라고 본다. 이 후보도 ‘왕수박’이라고 공격을 받지 않았나.

“내 한계였다. 그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 총리로서의 한계, 당대표로서의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지나친 팬덤 현성이 뺄셈 정치를 가져와 야권 분열의 원인이 됐다는 것을 모두 뼈아프게 인정해야 한다.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요청에 따라 28일 동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했고, 그 기간 더 많이 유세했다. 호남 지지도를 올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호남 중심으로 유세했고 최종 85% 득표를 했다. 그런데 개표 완료가 되자마자 동시에 이낙연 때문이라고 책임을 몰아갔다.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96%였다. 2022년의 이재명 후보가 85%는 상당히 많이 얻은 것이다. 그럼 (이낙연 때문이라는 게) 맞는 문법인가. 호남에서 김 전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를 동급으로 놓을 순 없지 않은가.

(대선 이후) 미국과 독일에서 한반도 평화 관련 강연을 했는데 한번은 ‘깨진 수박’ 현수막이 등장하며 방해를 했다. 분열이 과연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냉철하게 성찰해야 한다. 비판자 축출은 이낙연 몰아세우기부터 시작해 박용진 공천탈락으로 완결됐다.

물론 탈당을 비판하는 분들이 있다. 안에서 싸웠어야 한다는 말일 터다. 그런데 안에서 싸웠던 사람들 결국 모두 (공천에서) 탈락했다. 나 역시 절반쯤 죽다 나왔다. 민주세력 전체를 위해 불행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 70년 역사 중 지금이 가장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이걸 뛰어넘어 (민주세력을) 재건해야 한다.”

Q. 재건을 위해 새로운미래를 창당했지만 현재 지지율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두 달 전만 해도 ‘양극화된 정치는 안 되겠다’ ‘타락한 양당에 정치를 맡길 수 없다’는 국민 여론이 30%였다. 그 국민들의 시선을 양대 정당이 회수해 갔다고 봐야 한다. 그 결과는 대단히 비극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거대 양당 모두 당내 권력자와 호위무사 중심의 공천을 하려고 했고 진영논리는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 분들이 진영에 사활을 건 싸움을 하면서 중간지대가 사라졌다. (3지대가) 무능했다기보다는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 권력의 속성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지난 2년 동안 봤던 국회보다 더 나쁜 국회가 될 것이다. 호위무사 중심의 공천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국회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고 무한투쟁의 장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2년 동안 본 것처럼 ‘검사 대 범죄인’의 대결이 될 터다. 대단히 불행한 국회가 될 것이고 그래서 상당히 위험한 선거다.

국민께서는 그 점에 대해 새롭게 인식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 흐름을 막아야 한다. 부족하지만 제3세력에 시선을 주셔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추락과 파괴를 막는 길이다.”

Q. 차라리 이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를 했다면 더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창당을 하면서 민주당과 대립 관계가 될 수밖에 없지 않나. 총선 이후 새로운미래는 어떻게 되나.

“민주세력은 재편·재건돼야 한다. 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지금 4개(민주당·새로운미래·조국혁신당·소나무당)가 생겼다. 이 중 3개 정당의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겪고 있다. 리스크 없는 대표는 나밖에 없다. 검찰 정권과 대치하고 심판해야 하는 야당이 범죄자에 의해서 주도된 세력이라고 했을 때 심판이 가능하겠느냐. 안 된다는 것은 지난 2년이 증명한다.

악에 받쳐서 독한 발언을 하면 마치 투쟁인 것으로 보는 착시현상이 있다. 그건 투쟁이 아니라 강한 척만 하는 것일 뿐이다. 범죄인이 검사 앞에서 강할 수 없는 게 진리다. 검사가 범죄인을 두려워할 이유가 있나.

털어봤자 아무런 혐의가 잡히지 않거나, 국정을 더 잘할 사람이어야 (검찰정권이) 두려워한다. 선거가 끝나면 사법 리스크는 현실화된다. 그럼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점에서 새로운미래는 민주세력 재편의 소중한 씨앗이다. 종자를 잘 살려 달라고 국민께 호소드린다.”

Q.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고공행진 현상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

“한국 정치의 현주소다. 정권이 지나칠 정도로 검찰권을 남용했고, 그 피해자라는 이미지가 조국으로 투영된 것이다. 국민의 감성은 ‘(조 대표가) 잘못에 비해서 지나칠 정도의 처벌을 받았다’ ‘불쌍하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업보이자 대한민국의 불행한 현실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고등법원에서 징역 2년의 유죄판결을 받은 분이 정치에서 상당한 정치 주도력을 인정받는 현실은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위기를 말해준다. 그런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조국 대표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인가.

“감정이라고 할 것은 없다. 분명한 것은 잘못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잘못에 비해 가혹한 처벌을 그것도 가족들이 받고 있다는 것도 맞다. 양면성이 있다는 얘기다.”

Q. 과거 큰 선거 때에는 대한민국의 미래 혹은 시대정신을 놓고 국민께 선택지를 드렸다. 그런데 이번 총선은 여야를 불문, 특정인을 지켜야 한다는 선거처럼 보인다.

“2022년 대선의 연장전에 해당되는 것이다. 불행한 선택을 국민께 강요하고 또 불행을 지키려고 사활을 걸고 있는 대단히 비극적이고 위태로운 선거다.”

Q. 국민께 어떤 말씀을 특별히 더 드리고 싶은가.

“대한민국이 지금 어떤 상태인가. 대통령의 가족이 범법자다. 장모가 수백억 관련 돈 문제로 감옥에 들락거리고 대통령의 부인은 핸드백을 받아 국제적으로 조롱거리가 됐다. 그것을 심판하겠다는 야당은 3개 정당의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 그것만 놓고 보면 범죄자들이 쥐락펴락하는 나라로 전락한 것이다. 건국 이후 처음이다.

이 상태를 용인하면서 우리 자식들에게 깨끗하고 정직하게 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문제에 대해 우리가 굉장히 무뎌진 게 아닌가. 민주주의 못지않게 법치주의도 힘들게 쌓아 올린 탑인데 이미 허물어진 게 아닌가. 정치가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려고 우리가 피 흘리면서 싸웠는지 자괴감과 고민이 있다.

그것을 국민께서 더 냉정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법이 엄정하게 집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 때문에 이런 현상이 촉발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은 개도국 중 유일하게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다. 지금 이 모습이 선진국의 모습이 맞느냐에 대해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Q. 이낙연의 역할은.

“민주세력 정당 중 그나마 사법 리스크 없는 대표가 나라면, 하나쯤 살려서 대한민국 정상화의 종자로 썼으면 좋겠다. 민주세력 재건의 불씨로 삼아달라.”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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