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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 ‘낙동강 벨트 현역 빅매치’ 김해을… “‘낙하산’ 조해진은 안 돼” vs “‘박힌 돌’ 김정호가 한 게 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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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이가 김해로 갑자기 날아온 건 다 아는 사실아이가. 막말로 조해진이가 김해랑 뭔 상관있노? 김해가 만만하나. 낙하산을 여기에 보낸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나.” (30대 택시기사 김태훈씨)

“천날 만날 민주당 밀어줬는데 김해가 뭐 바낐나? 8년을 김정호가 콕 박힌 돌 마냥 국회의원을 해쌌는데 우리는 잘 몰겠습니다, 뭘 했는지.” (50대 자영업자 이현숙씨)

지난 28일 경남 김해 외동전통시장과 장유신도시 등 경남 일대에서 만난 김해시민들은 4·10 총선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낙동강 벨트’의 핵심 승부처인 경남 김해을에서는 이른바 ‘현역 빅매치’가 벌어졌다. 지역구 현역으로 이번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3선을 한 뒤 김해을에 전략공천된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이 조 의원보다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MBC경남이 케이에스오아이 주식회사(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3~24일 각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3010명(선거구별 500~506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정호 민주당 후보가 49.7%의 지지율로 조해진 국민의힘 후보(39.0%)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응답률은 각 선거구별로 7.4%~9.6%다. 선거구별로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경남 김해시 건물 외벽에 붙은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조해진 국민의힘 후보의 현수막. /김수정 기자
경남 김해시 건물 외벽에 붙은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조해진 국민의힘 후보의 현수막. /김수정 기자

◇ 與 조해진 재배치에 갑론을박… “구관이 명관” vs “새 인물 원해”

국민의힘은 ‘낙동강 벨트’를 탈환하기 위해 조해진 의원을 김해을에 투입했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김해 토박이라고 밝힌 카페 아르바이트생 남모(28)씨는 “조해진 의원의 원래 지역구가 밀양인 걸로 안다. 김해시민이 혹할 만한 공약을 내놓지 않는 이상, 같은 지역 출신인 김 의원에게 더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며 “(김 의원에 대한)부정적인 이미지도 크게 없었다. 이번에도 김 의원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상가건물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여성 김모씨는 “괜히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지역 현안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을 당에서 중진이라면서 보냈다는데, 결국은 원래 나가려고 했던 곳을 못 나가서 여기로 나온 것 아닌가. 김정호 의원과 견줘서 더 나은 점을 여전히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반면 조해진 재배치를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외동전통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70대 남성 박모씨는 “김정호 의원 말고 조해진 의원을 뽑을 거다. 국민의힘에서 3선이나 한 중진 의원을 김해을에 보냈다는 건 이곳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신호”라며 “김정호 8년이면 오래했다. 새로운 인물이 정부와 합을 맞출 수 있도록 국민의힘에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을 하는 60대 여성 최모씨도 “김정호 의원은 벌써 8년이나 했지만 뉴스를 틀면 잘 나오지 않는다. 존재감도 없는데 중앙 정치에 우리 지역 민원을 말하기나 하는지 의심스럽다”며 “조해진 의원은 나름 알려져 있지 않나. 김해 발전에 유명세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김해을 현역인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조해진 국민의힘 후보. 두 후보는 모두 28일 경남 김해시 장유동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김수정 기자, 조해진 의원실 갈무리.
김해을 현역인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조해진 국민의힘 후보. 두 후보는 모두 28일 경남 김해시 장유동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김수정 기자, 조해진 의원실 갈무리.

◇ 김해을 승부처는 3040 표심… 與野 후보 출정식 모두 장유동서 시작

경남 김해을은 영남의 대표적인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에 속하는 지역이다. 보수 강세인 영남권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다소 높다. 역대 5번의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3번 당선됐다. 지난 제20대 총선부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진영읍(봉하마을)이 김해갑으로 옮겨졌지만 과거 김해을 선거구에 속했던 걸 기억하는 지역민들이 많은 만큼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도 여전히 많다.

김해을 대결의 핵심 승부처는 장유신도시다. 약 28만명이 사는 김해을에서 장유신도시에는 약 17만여 명의 인구가 거주한다. 평균 연령이 30대 후반인 장유신도시에는 신혼부부를 포함해 인근 부산과 창원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다. 결국 이 지역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조 후보와 김 후보는 본격적인 선거 운동 첫 날인 지난 28일 출정식을 장유신도시에서 진행했다. 핵심 승부처인 곳에서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이다.

조 후보는 장유동에 위치한 김해 기적의도서관 광장에서 선거운동 출정식을 열고 “김해는 교통·교육·의료 주거 문제 등 할 일이 참 많은 지역이다. 그동안 많은 공약들이 나왔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면서 “이번에는 제대로 된 공약을 하고,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일 잘하는 조해진이 할 일 많은 김해에 온 이유”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빗속에서 약 1시간 정도 이어진 출정식에는 선거대책위원장인 박찬종 전 의원과 ‘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 등을 포함해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 후보도 이날 오후 장유동 중앙광장에서 출정식을 열고 “제게 3선의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상임위원장에 도전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재추진하고 특별연합청사를 김해에 유치하겠다”고 했다. 그는 “무능·무책임·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을 심판하고 김해의 발전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출정식에도 약 200여명의 당원 및 지지자들이 모였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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