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 급식 식단표가 도마 위에 올랐다.
4·10 총선(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포함된 4월 식단표가 학생들에게 배부됐는데, 두 눈을 의심케 하는 문장이 담겨 있었다.
뉴스1이 29일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대전의 한 초등학교가 학생들에게 전달한 4월 급식 식단표에 ‘투표는 국민의 힘’이라는 메시지가 실렸다.
실제 학생들이 받은 식단표를 보면 학생들이 등교하는 4월 3일엔 △수수밥 △육개장 △사과무생채 △지코바치킨오븐 △오이소박이가, 4월 4일 △보리밥 △쑥된장국 △어묵새송이버섯볶음 △간장구이파닭 △열무김치, 4월 9일 △잡곡밥 △소고기뭇국 △오이상추겉절이 △고추장불고기 △총각김치 △오렌지 등이 메뉴로 나온다.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4월 10일의 경우 학교 휴업일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만큼 따로 메뉴가 기재돼 있지 않다.
그런데 빈칸으로 남아있어야 할 4월 10일 자 식단표에 그림과 글이 채워져 있었다. 사람들이 투표용지를 들고 있고, 그 위에 ‘투표는 국민의 힘’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다.
투표를 독려하고 선거일을 표시하기 위한 취지에서 넣은 것일 수 있지만, 초등학생 아이들은 투표권이 없는 탓에 그 의도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민의 힘’이라는 문구가 마치 특정 정당에 투표를 권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뉴스1 측은 해당 식단표를 배부한 초등학교에 직접 연락을 취해 입장을 물었다.
학교 측은 뉴스1과 통화에서 “(급식 식단표가) 잘못 나간 것”이라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앞서 2022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부산의 한 중학교가 6·1지방선거(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일 하루 전 학생들에게 나눠준 6월 급식 식단표에 기표 마크와 함께 ‘투표는 국민의 힘’, ‘국민이 신입니다’라는 문구가 실렸다.
한 학부모는 의도성이 있다고 판단, 이를 문제 삼았고, 학교 측은 선거 다음 날 문제의 식단표를 전량 회수 조처했다.
당시 해당 학교 교장은 “영양사가 온라인에서 내려받은 이미지를 식단표로 사용했다”며 “선거 전날 뒤늦게 내용을 확인하고 각 학급에 전달한 식단표를 회수했는데 일부 학생이 집으로 가져가는 바람에 뒤늦게 나머지를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런 식단표를 만든 해당 중학교 영양사에게 서면 경고를, 최종 결재를 담당한 교장 등에게는 공명선거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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