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성원이 사회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리빙랩(Living Lab)’이 대학가에서 확산하고 있다. 일상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리빙랩이 주목받으면서 대학이 지자체와 손잡고 다양한 리빙랩 프로젝트를 협업에 나선 것이다.
충남대 등 24개 대학이 참여한 DSC 지역혁신플랫폼(RIS)은 최근 DSC 기획리빙랩 지원사업 참가팀을 공모했다. 기획리빙랩은 학생 주도적 참여로 모빌리티 기술을 이용한 지역문제 발굴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사전활동이다. 참여 대상은 DSC 지역혁신플랫폼 참여대학 재학생이다. 최종 선발된 팀은 혁신인재지원금을 받는다.
인천대 LINC3.0 사업단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리빙랩 글로컬 해커톤 경진대회를 열었다. 대학생과 글로벌기업, 스타트업이 지·산·학 협력으로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참여하는 5개 대학이 연합팀을 결성해 팀별 지정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가톨릭대는 사회혁신융복합 전공 내 교과목으로 소셜리빙랩이 포함돼 있다. 부천시와 지역 현안을 해결하면서 3년 전에는 해당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부천시가 적극 반영해 ‘얼음조끼’를 탄생시켰다. 이 조끼는 폭염에 야외에서 근무하는 부천시 노동자들에게 전달됐다.
김승균 가톨릭대 사회혁신융복합전공 교수는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이 그동안 관심 없었던 부천시 문제를 돌아보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면서 지역에 애착심을 갖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빙랩은 지방소멸 시대 대안으로도 꼽힌다. 지역 주도의 문제해결 방식이 오히려 정부중심의 투자나 지원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주체를 묶어야 하고 장기적인 틀을 만드는데 리빙랩은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에서 추진하는 리빙랩은 대부분 재정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어 연속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 선임연구위원은 “교육부 주도의 LINC3.0이나 RIS사업 일부에서 실행하는 리빙랩은 대학 전체 미션으로 연걸되지 못하고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 민산학연의 연계를 강조하는 라이즈(RISE) 체계로 변환되면 이런 분절성은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라이즈가 추구하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빙랩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A교수는 “대학 내에서는 정부 부처별로 여러 사업과 사업단이 분절적으로 존재하고 있어 연속성을 가지고 수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대학에서 흩어져있는 프로젝트나 사업을 통일해서 운영하면 좀 더 개선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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