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혼인 건수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9일 통계청이 발표 ‘2023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혼인 건수는 840건으로 전년 대비 40.2%(241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전체 외국인과의 결혼 숫자(1만9700건) 대비 일부이긴 하지만 증가세로 봤을 때는 다른 국적과의 혼인율을 크게 웃돈다.
한국 남자와 결혼한 외국 여자 국적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건 베트남(4923명·33.5%)이다. 그다음으로 중국(2668명·18.1%), 태국(2017명·13.7%), 일본(840명·5.7%), 필리핀(629명·4.3%), 미국(558명·3.8%) 순이다.
증가율로 보면 베트남 여성과의 혼인 증가율(48.3%·1604건↑) 다음으로 일본 여성과의 혼인 증가 폭이 컸다.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필리핀 여성과의 혼인(23.6%·120건↑)보다도 20%포인트(p)가량 높았다.
반면 한국인 여성과 일본인 남성의 혼인은 여전히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런 혼인 건수는 143건이었는데, 미국·중국·베트남·캐나다·호주·영국에 이어 7번째로 많은 수치였다.
|
한국인 남성과 일본 여성과의 혼인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일본 내 통계에서도 그 추세가 그대로 드러난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1년 외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 총 6682쌍이 결혼했는데 1561쌍이 한국인 남성과의 혼인이었다. 비중(23.4%)과 건수가 전체 국적 중 1위였다. 그 뒤는 중국인 남성(903건), 미국인 남성(1049건)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에 따라 국제 결혼이 다시 활성화되는 영향이 크지만 일각에선 일본 내 한국 남성 선호 현상이 혼인 건수가 크게 증가하는 데 큰 몫을 차지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일본 TBS와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란 제목의 드라마 인기가 높은 것도 일본 내 분위기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아이 러브 유’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여주인공 모토미야 유리(니카이도 후미 분)가 연하 한국인 남성인 윤태오(채종협 분)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일본 지상파 민영방송 최초로 황금 시간대의 드라마에 한국 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에서도 공개 중인 ‘아이 러브 유’는 공개 첫 주(1월 22일~28일) 일본 넷플릭스 주간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이후 꾸준히 5위권 안에 들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남자 주인공인 한국 배우 채종협은 제2의 ‘욘사마’인 ‘횹사마’로 불릴 정도다.
드라마뿐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한일 커플을 조명하는 콘텐츠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는 한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 커플이 일상을 공유하는 브이로그를 올려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는 채널들이 다수 존재한다.
여기에 최근 한국과 일본 양쪽 모두에서 개선되고 있는 상대 국가에 대한 인식도 혼인 건수를 증가시킨 또 하나의 이유로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지난 2월 지지통신은 일본 공익재단법인 신문통신조사회가 매년 세계 각국에서 조사하는 설문 조사에서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가 44%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결과를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2015년부터 진행돼 온 이 조사에서 한국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대일 관계 개선을 추진해 온 윤석열 정부가 (호감도를) 끌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지난달 18일 일본 1607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중 37%가 “한국이 좋다”고 대답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 14%에 머물던 것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