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로 출시된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生)의 핵심은 거품을 추출하는 ‘스페셜 마이크로 크림 탭’이에요. 두 단계의 노즐을 통해 생크림과도 같이 부드러운 거품을 추출하는데, 꼭 맞는 조건을 찾는 데만 10개월이 걸렸습니다.”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 정식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브루마스터인 윤정훈 오비맥주 상무는 “한맥은 거품이 특히 중요한 맥주”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마이크로 크림 탭은 생맥주를 담은 디스펜서나 타워에서 잔으로 맥주를 따르는 장치로, 손잡이를 당기거나 미는 방향에 따라 맥주와 거품을 선택적으로 추출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대부분의 생맥주 취급 업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만, 한맥 전용 탭은 거품을 추출하는 방식에 차별점을 뒀다. 일반적인 탭은 거품을 추출하는 데에 하나의 노즐을 사용하지만, 굵기가 다른 노즐 두 개를 사용하여 더 부드러운 거품을 만드는 것이다.
윤 상무는 “1ℓ당 6g의 이산화탄소가 들어 있는 고압의 액체인 한맥은 좁은 노즐을 지나면서 거품으로 바뀌는데, 노즐의 지름이 1마이크로미터(㎛) 바뀔 때마다 거품의 질감이 달라진다”면서 “2단계의 노즐이 가질 수 있는 최적의 비율을 찾기 위해 수도 없이 실험을 거쳤다”고 했다.
윤 상무는 “일반 탭과 달리 전용 탭으로 만들어진 거품은 입자가 더 곱기 때문에 사이로 맥주의 탄산이 빠지지 않도록 해주고, 산소와 접촉도 막아주기 때문에 신선한 맛을 더 오래 지속해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생맥주와 시판용 병맥주·캔맥주의 차이는 저온 살균 과정 유무가 가장 큰 차이인데, 해당 과정으로 맛이 변하지는 않기 때문에 탭이 (생맥주 제품의) 핵심”이라고 했다. 오비맥주는 거품만을 담은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 스무디’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며, 한맥 전용 마이크로 크림 탭의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음식점 등 주류 취급 업소에 주로 공급되는 생맥주 제품의 전용 탭까지 개발하면서 ‘한맥’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한맥의 가정용 시장의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 유흥 시장을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늘려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오비맥주가 2021년 출시한 한맥은 가정용 시장 점유율 1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용 주류 시장에서 오비맥주의 ‘카스’ 점유율은 38.6%,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12.0%로 두 브랜드의 점유율이 시장 절반에 이른다.
필라이트(6.1%), 아사히(5.0%), 켈리(4.5%), 클라우드(4.3%), 칭타오(2.9%), 하이네켄(2.8%), 하이트(2.4%), 버드와이저(2.3%)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경쟁사의 두 번째 맥주 브랜드인 켈리는 물론, 자사의 수입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에 비해서도 가정시장 점유율이 낮은 것이다.
한맥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초 제품 리뉴얼을 단행하고 마케팅 역시 강화했으나 시장 점유율에 큰 변화를 주지 못했다. 당시 오비맥주는 거품 지속력 향상을 위해 제품 생산에 4단계 미세 여과 과정을 도입했으며, 제품 디자인을 변경하고 전국 주요 도시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올해는 유흥시장을 통한 소비자 접점을 늘려 시장 지배력 제고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맥 브랜드 매니저인 박형선 이사는 “지난해 시범 출시를 통해 한맥 생맥주를 취급하고 있는 업장이 100여개 정도 있는데, 올해는 생맥주를 정식 출시한 만큼 취급 업장 수를 10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박 이사는 “생맥주가 가장 고품질의 맥주라는 소비자 인식이 있기에 이를 고려한 결정”이라면서 “다음 달 초에는 서울 여의도 IFC 몰에서 브랜드 모델 수지와 함께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시음 행사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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