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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늠름하고 용맹스럽고 꽃다운 젊음들이 검은 바다에 산화하여 호국의 별이 되어 하늘로 떠올랐습니다. (중략) 마흔여섯 아름다운 새 별들의 이름을 어찌 잊었겠으며 그리는 정, 끓어오르는 슬픔을 억누를 수 있었겠습니까.”
이근배 시인의 ‘바다는 별을 낳고 별은 바다를 지킨다’가 울려 퍼지자 제14기 천안함 46용사 추모식에 참석했던 유가족들은 흐르는 눈물을 훔쳐냈다. 14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유가족들의 가슴 속에 남은 ‘천안함 피격’의 멍 자국은 여전히 유가족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 22일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열린 뒤 나흘 만인 26일 오전 10시, 2함대 내 천안함 46용사 추모비 앞에서 열 네 번째 천안함 46용사 추모식이 거행됐다. 김경철 2함대사령관(소장) 주관으로 진행된 추모식에는 천안함 46용사 유가족 101명과 천안암 피격사건 참전장병 27명, 2함대 장병과 군무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천안함 46용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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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비 주위에는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에서 발사된 어뢰(CHT-02D)에 의해 침몰된 초계함 천안함(PCC-722)이 당시의 참혹한 현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천안함 피격사건은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경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서해수호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잠수정의 공격에 피격됐다. 당시 승조원 총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됐다.
천안함은 북한에서 제조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 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돼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국내외 전문기관 및 군 전문가 73인으로 구성된 민·군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침몰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착수, 2010년 5월 20일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추모식에 조전을 보내 “우리 해군·해병대는 바다에 서린 전우들의 한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숭고한 애국심은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되살아나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며 “그들이 목숨 바쳐 지킨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해 끝까지 싸우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천안함 46용사들의 고귀한 헌신과 희생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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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은 유가족의 슬픔 속에 진행됐다. 남편과 자식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은 추모식 내내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추모식이 종료된 후엔 유가족들이 추모비로 다가와 비석에 새겨진 아들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참았던 슬픔을 억누르지 못했다. 유가족 중엔 열 살이 채 되지 않은 어린아이도 비석에 다가와 헌화하며 46용사의 희생과 호국정신을 배웠다.
추모식 이후 유가족들은 이날 천안함 46용사 추모식에 처음 참여한 ‘호위함 천안함(FFG-826)’에 올랐다. 유가족들은 고(故) 민평기 상사 모친인 윤청자 여사를 필두로 한 명 한 명 함정에 오르면서 벅찬 감동을 느꼈다. 고 이상희 하사 아버지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은 “옛 천안함은 사고 나고 수습 후에 가봤는데 너무 열악해 안타까웠다”며 “새 천안함을 보니 웅장하고 멋지다. 서해에 나가서 두 번 다시 피격을 겪지 않을 것이다.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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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함 천안함은 지난해 5월 15일 해군에 인도된 후 12월 2함대로 작전 배치됐다. 호위함 천안함은 원거리 적 함정을 공격하는 함대함유도탄(해성), 적의 유도탄과 항공기를 요격하는 함대공유도탄(해궁), 적의 주요시설 등 전술표적을 정밀타격하는 전술함대지유도탄(해룡) 등을 탑재한 만능 호위함이다. 승조원은 130명, 최대 속력 30노트이며 최대 4500마일을 항해할 수 있다. 5인치 62구경 함포는 최대 24㎞ 밖의 적 함정과 항공기를 타격할 수 있다.
함정에 승선한 유가족들을 안내한 박연수 천안함장(중령)은 “14년 전 오늘이 눈앞에 생생하다. 그날 이후로 전우들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며 “천안함 함장으로 취임하면서 천안함 46용사 앞에 다짐했다. 천안함 전우 모두와 함께 전장으로 나아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서해 북방한계선을 완벽하게 사수하겠다. 적이 도발하면 즉각 강력하게 끝까지 응징해 그곳을 적들의 무덤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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