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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최소 139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범들에 대한 공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형 제도’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그들을 죽여야 할까? 죽여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라며 테러범에 대한 사형 집행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러면서 “관련자 모두를 죽이는 게 중요하다”며 “테러범들에게 돈을 준 사람, 동조한 사람, 도운 사람 모두를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러시아당의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원내대표 역시 “테러에 대한 사형 도입이라는 주제에 대해 사회 기대에 부응하는 결론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자유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런 사건에는 사형 금지에 대한 예외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제앰네스티가 분류한 실질적 사형폐지국이다.
러시아 형법은 살인, 집단 학살, 판사·경찰관·공무원에 대한 살인 미수 등 5가지 범죄에 대해서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1996년 유럽평의회(CoE)에 가입한 이후 사형 집행이 유예됐다. 1999년 러시아 헌법재판소가 유예 기간 연장을 명시적으로 확정한 이후 지금까지도 사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간 러시아 강경파는 사형 집행이 흉악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이유를 들며 부활시켜야 한다고 꾸준하게 제기해왔다. 지난 22일 공연장 테러가 발생하며 이 같은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사형 제도 부활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파벨 크라셰닌니코프 국가두마 국가건설·입법 위원장은 “사형에 대한 논의는 우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와 이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테러범에 대한 사형 집행)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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