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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尹, 여론이 험악해진 뒤에야 어쩔 수 없이 물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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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서울의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예고한 대로 25일 집단 사직서를 냈다. 정부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유예’를 제의하며 대화에 나섰지만, 의료계는 ‘2000명 의대 증원’ 철회가 먼저라며 맞섰다. ‘2000명 증원’을 사이에 두고 좁혀지지 않는 갈등에 신문들은 정부와 의료계의 유연하고 책임있는 태도로 ‘2000명’에 갇힌 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의대교수비대위는 2000명 증원 철회와 함께 전공의 처벌 철회 및 명예회복, 의료계 협의체 구성,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정책 수립을 ‘대화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25일 정부는 의대 증원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화와 설득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를 기반으로 의료개혁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의료계와 정부의 대화 관건은 ‘2000명 증원’이다. 일부 신문들은 정부가 ‘2000명 증원안’을 재고해야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 전문가들도 로드맵과 속도 조절을 주문한다”며 “갈등의 요체가 ‘2000명’ 증원 규모인데, 이 숫자는 빗장을 걸고 무슨 대화 물꼬가 열리겠는가”라고 물었다. 경향신문은 “실효적인 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정부는 더 유연해지고, 의료계는 보다 책임 있게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부가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가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음에도 갈등을 해소할 근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정부 정책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삼는 의사들의 태도도 문제지만, 알맹이 없는 중재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리 없다”며 “총선에서 여당이 전시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총선용 기획’(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의구심만 키울 뿐”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정부는 전공의와 의대생, 교수 등이 폭넓게 참여하는 대화 기구를 꾸린다는 방침이지만, 정작 갈등을 촉발시킨 증원 문제를 어떻게 논의할지에 대해선 밑그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2천명이라는 수에 대한 찬반만 달아올랐을 뿐 필수의료 패키지 의제는 주목받지도 못하고 있다.  의료개혁의 목적은 필수·지역의료 확충에 있다. 부족한 곳에 의사를 늘릴 수 있는 정책이 더 나와야 ‘2천명’에 갇힌 논의를 확장시킬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의사들이) 정부가 절차를 거쳐 대학에 정원 배정까지 마친 정책에 대해 완전 백지화까지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지나치다”면서 “정부도 의료계와 대화하겠다면서도 2000명 증원은 양보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2000명 증원을 양보할 수 없다면 무엇으로 대화하겠다는 건가. 양측 다 겉으로는 대화하자고 하지만 ‘2000명 증원 불변’과 ‘2000명 증원 백지화’를 서로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니 대화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정부안은 ‘2000명 5년 증원’이지만 ‘1000명 10년 증원’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의료계 일각에선 먼저 2000명 증원으로 시작하고 다음 해에 객관적으로 검증해 보자는 제안도 나왔다”며 “교수들은 환자와 국민을 위협하는 사표 제출을 철회하고 정부는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신축적 태도로 대화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의료계가) 오로지 증원 철회만을 요구하는 것은 의정 협상을 원천봉쇄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며 “정부도 ‘0명이 아니다’는 교수와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집해, 의정 양쪽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정원 규모 조정이 가능한지 타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尹 ‘내각은 소통 강화해야’ 대통령 먼저 실천을”

조선일보가 윤 대통령이 25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달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대통령이 먼저 실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소통 강화 지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총선 여론조사에서의) 여당의 고전은 여당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윤 대통령의 소통 부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데 별 이견이 없다”고 했다.

이어 앞선 논란들을 열거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논란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명을 요청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KBS 대담은 사과보다는 해명 위주였다”며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해 출국시켰다.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황상무 전 수석에 대한 사퇴 요구도 한동안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들과도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문제들을 이렇게 키운 것은 윤 대통령의 소통 부족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론이 험악해진 뒤에야 어쩔 수 없이 물러서는 일들이 되풀이됐다”며 “많은 국민이 윤 대통령을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소통하지 않는 지도자로 여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이 늦게나마 소통을 강조한 것은 다행”이라며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다. 

경향·한겨레 “이종섭 귀국용 급조 회의” 비판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일시 귀국 명목인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25일 시작됐지만 ‘졸속 방탄 회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6개국 공관장과 유관 부처 등이 모두 참석하는 합동회의는 이번주 후반에나 열리기 때문이다. 공관장들이 유관 부처 기관장들을 ‘릴레이’로 개별 면담하는 등 이례적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도 문제가 제기된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회의는 외교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공동 주관으로 6개국 주재 대사가 참석하는데 방산협력을 주제로 일부 공관장들만 따로 불러 회의를 연 전례가 없다. 세부 일정도 불투명하고, 전체 참석자들이 모이는 합동회의 일정도 밝히지 않았다. 주호주대사가 호주 개최로 조율되고 있는 외교·국방 2+2 장관회의 준비를 국내에서 하는 것도 통상 관행과 배치된다. 경향신문은 이를 두고 “이 대사 국내 체류 명분을 쌓기 위한 핑계라는 비난이 커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이러니 이 대사의 귀국 명분을 만들기 위해 전례 없는 회의를 급조했다는 의혹이 이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으며 “이 대사 때문에 다른 5개 공관장을 들러리로 불러 모으고, 체류 일정 역시 억지로 늘리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대사는 새달 총선까지 국내에 머물 것이라고 한다. 이 대사는 귀국 직후 ‘하루빨리 조사해달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공개 압박하기도 했다”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희석하고, 총선에서 여당에 미칠 부정적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경향 칼럼 “조국혁신당 현상, 극한 진영 정치 궁극적 증상”

양권모 경향신문 칼럼니스트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조국혁신당 관련 칼럼을 내놨다. “크게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강한 분노 민심, 적게는 대안세력으로서 미덥지 않은 이재명 민주당”이 ‘조국혁신당 현상’을 만들었다는 결론이다.

▲ 경향신문 칼럼 갈무리.
▲ 경향신문 칼럼 갈무리.

양권모 칼럼니스트는 <조국 사태와 조국혁신당 사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조국혁신당 현상’은 악성으로 진화해온 극한 진영 정치의 궁극적 증상으로 읽힌다”며 “조국혁신당을 추동하는 일차 동력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응축된 분노와 적대다. 윤석열 검찰로부터 “가장 핍박받은” 조국(조국혁신당 대표)이 가장 선명한 대여 투쟁을 할 거란 바람이 조국혁신당 지지로 표출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의 파죽지세는 ‘윤석열이 너무 싫은’ 강성 야당 지지층의 지지만으로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정권심판만 바란다면 제1야당인 ‘이재명 민주당’을 선택해도 된다”며 “공천 파동 등으로 ‘이재명 민주당’에 실망해 돌아선 야권 지지층, ‘정권에 비판적이지만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층에서 동시에 조국혁신당 지지가 늘어났다”고 했다.

양 칼럼니스트는 “공정을 기치로 집권해놓고 막상 너무도 공정하지 않은 윤석열 정권이 조국이 돌아올 다리를 놓았다”며 “‘조국 사태’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면, ‘조국(혁신당) 현상’을 일으킨 건 불공정한 윤석열 정권”이라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에도 20대의 반응은 싸늘하다며 20대들의 코멘트를 담은 기사를 내놨다. 윤정혜(27)씨는 조선일보 <조국 당 돌풍에…20대 “어이 없다, 남미 얘기인 줄”> 기사에서 “범죄자가 유력 정치인이 되는 현실 자체가 납득이 안 된다”며 “남미 같은 데서 벌어지는 일 아닌가 싶다”고 했다. 오창민(23)씨는 “대학생들은 ‘극단’ 자체를 싫어한다”며 “우리끼린 국민의힘 지지한다는 얘기도 쉽게 못 하는데 조국 지지는 상상도 못 한다”고 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조국 대표가 당을 만들었다는 사실조차 관심 없는 20대도 적잖았다”며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던 상당수 20대는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조 대표 자녀의 장학금 특혜, 증명서 위조, 대리 시험 논란에 경악을 넘어 정치 자체에 환멸을 느꼈다고 한다”고 전했다.

▲ 26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26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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