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의 4·10 총선 출마 포기에 개혁신당 내부에서 불만이 나온다. 류 전 의원의 합류로 지지층 이탈까지 겪었는데 결국 상처만 남겼다는 것이다. 류 전 의원은 지난 22일 오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뒤 그날 오후 불출마를 선언했다.
26일 개혁신당 안팎에서는 류 전 의원의 갑작스런 결정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에도 납득할만한 설명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본인이 싫어서 출마하지 않은 걸 내가 뭐라고 설명하겠냐”고 했다. 이달 초 김 위원장은 류 전 의원 뜻에 따라 그를 경기 성남 분당갑에 공천했다.
전날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소통 없이 불출마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SBS 라디오에서 류 전 의원을 향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되고 그 직후에 출마 포기를 해 서운하다”며 “이것도 미리 당에 말씀해 주셨다면 선대위원장 라인업에서 미리 뺄 수도 있었던 부분”이라고 했다. 류 전 의원은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에 양향자 원내대표, 조응천·금태섭 최고위원, 김용남 정책위의장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었다.
|
천 위원장은 류 전 의원이 “당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는 류호정의 말, 글, 외모에 관한 컨설팅뿐”이라고 한 데 대해서도 “도대체 누가 컨설팅했는지는 저도 전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세번째권력’을 같이했던 분들이 좋은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런 불만이 있으신 모양인데 저는 그걸 이제 와서 왜 이렇게 얘기하시는지”라며 되물었다.
“제3지대 정치는 실패”라는 류 전 의원의 주장에 관해선 “본인이 출마 포기하시는 거야 그렇다 치는데 던진 메시지가 너무 단정적으로 말씀을 하셨다”며 “저는 저희가 결코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지난 2월 제3지대 통합으로 류 전 의원이 개혁신당에 합류하자 당에서는 지지층 이탈 러시가 일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새로운선택과 합당 과정에서 류 전 의원을 영입한 것이지, 사상과 정책이 좋아서 영입한 건 아니다”라며 “류 전 의원이 통합된 개혁신당에서 주류적인 위치나 생각으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원들을 달래기도 했다.
그간의 잡음에 비례대표 의석 확보로 원내 진출을 노려야 하는 개혁신당의 동력이 흔들렸다고 보기도 한다. 이준석(경기 화성을), 양향자(용인갑), 조응천(남양주갑) 등 지도부와 현역인 이원욱(화성정) 의원 등이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후보들의 지지율에 비춰보면 당선권과는 거리가 있다. 개혁신당은 지난 22일 비례대표 명단 1번에 이주영 전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 2번에 천하람 전 최고위원을 배치했다.
류 전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로 고전한 게 불출마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득표율이 10% 이상 15% 미만이면 선거 비용 절반이 보전되고 15% 이상을 기록하면 전액 보전된다.
같은 지역구에서는 류 전 의원의 출마 포기를 두고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경기 성남 분당갑 후보는 페이스북에 “제3지대 청년 정치인 류호정 후보님의 도전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극단적인 대결 정치에 대한 쓴소리를 겸허히 새기겠다. 필요할 때만 청년을 찾는, 청년을 도구화하는 정치는 타파하겠다”고 남겼다.
류 전 의원은 불출마를 밝힌 뒤에도 개혁신당에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월 정의당을 탈당하며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후 제3지대 신당인 새로운선택에 합류했으며, 새로운선택이 개혁신당과 합당하며 개혁신당 소속이 됐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