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국민의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나경원 서울 동작을 후보가 서울 광화문과 강남역을 18분만에 이동할 수 있는 ‘서울 내부순환 급행 전용 철도망’을 공약한 것에 대해 “상당히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이미 검토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고양시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식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지상 거리는 가까운데 지하철로 이동하게 되면 노선 연결 잘 안돼서 지상보다 두세 배 걸리는 구간이 꽤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나 후보는 지난 22일 이용호(서대문갑), 최재형(종로), 이종철(성북갑), 서명옥(강남갑), 함운경(마포을) 등 서울 지역 후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공약을 내놓았다. 디지털미디어씨티(DMC)역, 공덕역, 신촌역, 흑석역, 이수역, 강남역, 삼성중앙역, 건대입구역, 왕십리역, 성신여대역, 광화문역 등 11개 역에 급행 철도를 놓겠다는 계획이다.
내부순환 급행 철도 11개 역을 순환하는 데에는 35분이 걸린다. 강남~광화문은 기존 지하철 노선을 이용하면 40분 걸리지만 새 철도로는 18분으로 단축된다. 강남~신촌 구간은 기존 42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된다. 성신여대~광화문 구간은 기존 30분에서 5분으로 줄어든다.
나 후보는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고 총 사업비는 1조990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총선이 끝나면 서울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와 함께 합동 신속 추진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3~4년 내 실시협약 체결과 10년 내 완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도심급행 순환선을 만들어 더 작은 사이즈의 원을 그리면 이동이 간결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예상 사업비보다는 늘어날 것 같다며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 용역이 이미 진행되고 있고, 여기에 이미 (도심 급행전용 철도가) 포함된 내용이기 때문에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만큼 심도 있게 연구를 진행하고 검토하겠다”고 했다.
서울시와 고양시가 이날 협약을 맺으면서 100만 고양시민들은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해 서울 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26개 역을 기후동행카드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면 서울시 내 지하철·버스를 월 6만2000원에 무제한 탑승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인접한 경기도 지자체로 기후동행카드 이용 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기후동행카드에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것은 인천시, 경기 김포·군포·과천시에 이어 고양시가 다섯 번째다. 오 시장은 “몇몇 기초 지자체와 속속 협약을 맺으면서 더욱 많은 분에게 기후동행카드 혜택을 드리기 위해 큰 노력을 들이고 있다”며 “5월 초 K-패스와 더(The) 경기패스의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렇게 되면 사용 패턴에 따른 비교우위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교통 이용 횟수가 많고 왕성하게 사회생활 하시는 분들은 기후동행카드가 절실하실 거고, 비교적 이용 횟수가 적으신 분들은 K-패스나 더 경기패스를 선호하실 것”이라면서 “뜻이 있는 기초 지자체와는 꾸준히 그 뜻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이미 기후동행카드 협약을 맺은 곳과는 최대한 빨리 논의를 끝내 현실화하고, 관심을 보이는 지자체와는 협약을 적극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나가겠다면서 “최대한 많은 수도권 시민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이 자리는 단순히 기후동행카드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고양과 서울의 교류를 상징하는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메가시티를 위한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해 고양과 서울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완성되는 큰 그림을 그려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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