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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강력한 노동시장이 현재 높은 상태로 유지 중인 기준금리의 원인 중 하나지만, 최근 들어 균열의 조짐이 보이며 변수로 떠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실업률이 갑자기 높아지게 되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표명하고 있어서, 시장은 다음주 공개되는 3월 고용동향을 주시할 전망이다.
통신은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을 중심으로 미국 노동시장에 대해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일부 주를 중심으로 실업률 증가세가 눈에 띌 뿐 아니라 시간제 근로자들의 경우 그 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근무 시간도 단축되고 있다.
뉴욕·캘리포니아·애리조나·위스콘신 등 20개 주에서는 실업률 증가세가 연준 출신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삼이 고안한 ‘삼의 불황 규칙’을 촉발할 만큼 상당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삼의 불황 규칙은 실업률의 3개월 이동평균이 지난 12개월 동안 기록했던 최저치와 비교했을 때 0.5%포인트 이상 오르면 경기 침체가 시작된다는 이론이다. 메트라이프투자관리는 고졸 이하 혹은 은퇴 직전 연령 등 일부 범주 노동자에서 삼의 불황 규칙이 촉발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드류 매투스 메트라이프 최고시장전략가는 “실업률이 점점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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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국 노동자들의 근무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민간 노동시장 조사 업체 ADP는 2019년 12월부터 5년간 시간제 근로자들의 평균 주당 근무시간을 측정한 결과 38.4시간에서 37.7시간으로 약 2%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시장에서 시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43%에서 지난해 말 47%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넬라 리차드슨 AD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근무시간 단축의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많은 노동자들의 봉급이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노동시장의 약화 조짐이 금리 결정에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연준은 올 4분기에 실업률이 4%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최근 2년래 최고치였던 2월 실업률 3.9%에 비해 불과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파월 의장도 “갑작스러운 대량 해고가 실업률을 상당히 빠르게 끌어올릴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낮다는 점을 들어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실업률이 갑자기 증가하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실업률이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기업들이 연이어 대량 해고를 실시하면서 그 증가 폭이 커지는 만큼 연준이 이 흐름을 끊기 위해 기준금리를 활용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웬디 에델버그 브루킹스연구소 이사는 “연준은 실업률이 탄력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노동시장을 망치기보다 몇 년간은 약간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수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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