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3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의대 정원이 2배 가까이 늘면서 의대 입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합격문이 넓어진 만큼 의대 합격선도 전반적으로 내려갈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입시업계에서는 서울·경인권 의대는 전년도와 합격선에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비수도권 의대는 정원이 크게 늘어 특히 지역인재전형의 합격선이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국 40개 의대의 모집인원은 5058명으로, 전년(3058명)의 1.7배 수준이다. 서울권 8개교의 정원은 826명으로 동일하지만, 경인권 5개교는 209명에서 570명으로 2.7배, 비수도권 27개교는 2023명에서 3662명으로 1.8배 증가했다. 늘어난 정원은 서울대 자연 계열 입학생 수(2024학년도 기준 1844명)보다도 많은 수치다.
정원이 파격적으로 늘면서 의대 합격선이 내려갈 것을 기대해 주요 대학에 입학한 공대생부터 늦깎이 수험생을 자처하는 직장인까지 의대 입시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다만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경인권 소재 의대의 경우 합격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체 유웨이는 “서울지역 의대는 정원 증가가 없어 입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경기·인천 지역은 361명이 늘긴 했으나 수험생 풀을 고려하면 서울과 마찬가지로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수능 응시자는 44만 4000명으로, 재학생 28만 7000명, 졸업생 15만 7000명 수준이었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고3 수험생 수 자체가 많고(39만 4000명→41만명) N수생도 17∼18만명까지 늘어 수능 응시 인원이 47만∼48만명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인권 의대 정원은 증가율은 높지만 기존 정원이 적어 늘어난 인원 자체(361명)는 크게 많은 편은 아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경인권 의대의 합격선도 전년과 크게 변화 없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서울권 의대는 정원 배정에서 제외됐지만, 수험생들의 선호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비수도권 의대에 다니다가 ‘반수’를 해서 서울권 의대에 진학하는 사례가 많은데, 서울권 의대가 상대적으로 더 소수가 되면서 오히려 쏠림현상은 심화할 전망이다.
비수도권 의대의 경우 합격선은 다소 내려갈 것으로 예측됐다.
입시업체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지방권 고3 학생은 3346명으로 추정됐다. 이는 현재 6개 권역별 의대들의 모집정원을 모두 합친 2023명보다 약 1.7배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내년부터 6개 권역별 의대 모집정원이 3662명으로 늘어나면서, 이 비중이 0.9배가 돼 버린다. 수능에서 수학 2등급을 받아도 의대에 들어가는 게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정부는 해당 지역 거주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전형 선발을 늘린다는 기조여서, 지역인재전형의 합격선이 많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지역인재전형은 지원할 수 있는 학생이 제한돼 지금도 일반전형보다 대부분 합격선이 낮게 형성된다.
유웨이는 “지역인재전형과 일반전형 간 점수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될 것”이라며 “지역인재 선발 인원은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어서 비수도권 고교 졸업 수험생의 의대 진학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N수생이 대입에 많이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입시업체들은 고3 재학생은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을 노릴 것을 추천했다. N수생은 시험 경험이 있어 상위권 수험생이 많은데, 수시모집의 경우 학생부종합전형이나 논술전형은 N수생의 참여 비율이 높다.
유웨이는 “비수도권 대학은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이 더 높아 ‘비수도권+교과+지역인재전형’ 조합이면 컷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재학생은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므로 남은 3학년 1학기 내신 성적을 더욱 잘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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