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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끝의 빛이 보이는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오랜 기간 침체기를 걸었던 유럽 증시가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 경기가 회복되면 휴가와 명품 관련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여행 주와 소매·명품 주의 반등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 증시에 상장된 자동차 제조사 르노와 스텔란티스는 2월 초 이후 이날까지 25% 이상씩 올랐다. 르노는 주당 34.6유로에서 43.8유로로 26%, 스텔란티스는 주당 20유로에서 26유로로 30% 이상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독일 엔터테인먼트 그룹 에벤팀(Eventim)과 덴마크 보석 제조업체 판도라도 각각 23%, 15%씩 올랐다. 이에 따라 유럽 소비재 업체들과 자동차 업체들로 구성된 스톡스 지수는 각각 10.3%, 14.5%씩 상승했다. FT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17% 가량 오른 범유럽 대표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의 랠리에도 소비재·명품 주의 상승세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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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들은 유럽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라 ‘저평가’ 주식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잘 다스리며 경기 침체가 아닌 회복으로 이끌고 있다는 지점도 증시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BRI 웰스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댄 브로드먼-웨스턴은 “소비자 신뢰도가 매우 낮은 수준에 있다가 최근 반등했고 6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가 예상돼 증시의 안도감이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제나(Pzena) 인베스트먼트의 공동 CIO인 존 게츠 역시 “유럽에서는 자동차 관련 모든 소비재 주식이 매우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주요 연료인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유럽의 경제 회복에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유럽의 온화한 겨울로 수요가 감소하며 지난달 천연가스 가격은 2021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또 경제 성장의 주요 지표로 여겨지는 유럽기업활동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유럽연합(EU) 전체의 기업활동을 측정하는 S&P의 2월 플래시 유로존 종합 구매관리자지수는 서비스 성장이 제조업 생산 감소를 상쇄하면서 48.9로 상승했다. 비록 수축과 확장 간 기준점인 50보다는 여전히 낮았지만 지난 8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 투자가들은 소비재와 여행, 레저 주식에 대한 추천 비중을 늘리고 있다. 개인 소비가 회복될 때 서프라이즈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전략가인 샤론 벨은 “소비재, 여행 주식이 유럽 소비 회복의 확실한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럽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식 전략가인 안드레아스 브루크너는 유럽 자동차사와 은행이 유럽 경기 둔화에 가장 취약해 보인다며 “식음료 및 화학주와 같은 필수 소비재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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