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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미디어 공약, 여당은 ‘가짜뉴스 근절’ 야당은 ‘방심위 폐지·개선’

미디어오늘 조회수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치 심의가 논란이 된 가운데 각 정당의 총선 미디어 공약의 ‘핵’으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녹색정의당·개혁신당 등이 방심위 개편·폐지 공약을 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방심위 신속심의 제도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4년 전인 21대 총선에서 ‘방심위 폐지’ 공약을 냈다.

국힘 ‘패스트트랙 활성화’ 야당들은 폐지·개선 공약

미디어오늘이 각 정당의 언론·미디어 공약을 분석한 결과 방심위 공약이 공통적으로 제시됐는데 정당에 따라 내용이 확연히 갈렸다. 국민의힘은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방심위에 마련된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통해 신속 심의를 하고, 후속 구제 조치를 원스톱으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정치심의 논란이 제기된 방심위에 오히려 힘을 싣는 공약이다. 국민의힘은 4년 전 야당 시절인 21대 총선 때는 방심위의 정치심의를 비판하며 방심위 폐지 공약을 냈다.

반면 민주당·녹색정의당·개혁신당은 방심위 개편·폐지 공약을 냈다. 민주당은 방심위 독립성 강화를 위해 위원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위원회 구성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방송심의규정 중 ‘공정성’ 부문을 전면 개정하거나 폐지하는 공약을 낼 예정이다. 녹색정의당은 방송보도 심의를 전면 폐지하고 방송사 자율심의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추천 몫을 줄이고 사법부·현업언론단체·학계·시민단체·시청자대표 등에 추천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보수성향인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달리 방심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개혁신당은 “표현의 자유 침해 위험에 노출된 방심위를 폐지하고 자율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당별 주요 언론·미디어 공약. 향후 정당 상황에 따라 추가·변경될 수 있다. 그래픽=안혜나 기자.
▲정당별 주요 언론·미디어 공약. 향후 정당 상황에 따라 추가·변경될 수 있다. 그래픽=안혜나 기자.

표현물 공약의 경우 국민의힘은 가짜뉴스 대응 차원의 규제 강화 공약을 냈다. 국민의힘은 포털 등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을 강화해 가짜뉴스 대응에 나서겠다며 △자율규제 협력 △소통체계 마련 △가짜뉴스 대응 협의체 운영 등을 제시했다.

민주당·녹색정의당은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제기된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냈는데 세부적인 면에선 차이를 보였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경우 민주당은 위법성 조각사유를 신설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녹색정의당은 폐지를 공약했다. 임시조치 제도의 경우 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각각 ‘재심사 요청 권한’ ‘이의제기권’을 약속했다. 임시조치는 특정 게시글로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해당 게시글을 30일 동안 무조건 차단하는 정책이다.

▲공영방송3사.
▲공영방송3사.

야당 ‘공영방송 독립성 보장’ 한 목소리

야당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공약을 공통적으로 냈다. 민주당은 시청자 중심의 공영방송 사장·이사 선임제도를 만들고 자격요건을 법정화하겠다고 했다. 또 보도·제작·편성과 경영을 분리하고 방송사가 이를 위반할 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장악·통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도 추진할 방침이다.

녹색정의당은 국민추천제를 통해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하고, 국민추천위원회의 동의 과정을 거쳐 사장 임명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했다. 녹색정의당은 공영방송 사장 및 보도·제작·편성 책임자 임명동의제를 도입하고 수신료위원회를 설치해 합리적인 산정·배분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개혁신당은 공영방송 사장 임명동의제를 도입하고, 사장 자격요건을 ‘방송경력 10년 이상’으로 부과하겠다고 했다. 또 조세지원·재송신료 확대를 통해 수신료 폐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새로운미래 역시 공영방송의 공공성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수신료 운용 과정에 시민참여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공약집에선 공영방송 관련 공약을 찾을 수 없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미디어 접근성·다양성 공약 각양각색

정당들은 미디어 접근성·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공약을 냈다. 국민의힘은 장애인 맞춤형 TV 보급 확대, 장애인 콘텐츠 접근성 강화 지원, 장애인 방송 의무 편성 비율 상향 등 공약을 냈다.

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마을공동체라디오 지원 공약을 냈다. 민주당은 마을공동체미디어와 공동체라디오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미디어센터를 육성·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녹색정의당은 마을공동체미디어 기본법을 제정하고, 지원센터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언론의 지역성 강화 관련 공약도 제시됐다. 민주당은 지역민의 미디어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미디어센터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녹색정의당은 △지역언론 진흥을 위해 미디어바우처 제도 도입 △정부광고 집행 기준에 ‘지역성·미디어 다양성’ 항목 강화 △정부광고 집행액 일정 비율을 지역언론에 집행 △지역 재난방송과 이주민 대상 외국어방송 제작 지원 등을 제시했다.

개혁신당은 수도권 언론집중 현상 완화를 위해 KBS·MBC 등이 운영하는 방송사 지역국을 유지하겠다고 했으며 새로운미래는 EBS 유료 온라인 콘텐츠를 전면 무료화하겠다고 했다.

▲사진=gettyimagesbank
▲사진=gettyimagesbank

생성형 AI 부작용 방지 공약

국민의힘·민주당·녹색정의당은 생성형 AI 관련 공약을 냈다. 국민의힘은 ‘생성물 식별 표시제’를 도입해 허위·조작 콘텐츠에 대응하겠다고 밝혀 ‘가짜뉴스’(허위정보) 대응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생성형 AI 부작용을 규제하기 위한 법·제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녹색정의당은 창작자 관점에서 저작권을 지키기 위해 AI 학습 과정에서 동의 없는 콘텐츠 활용을 금지하는 공약을 냈다.

“국민의힘, 공영방송 법제 개선 의지 없어”

공영방송 공약에 관해 강상현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4기 방심위원장)는 “집권여당인 국힘은 공영방송 관련 현행 법제 개선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은 구체적이고 다양한 개선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질적인 법제화 실현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수신료 제도 개선, 방통위·방심위 독립성 보장 등 정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공영방송 이사회·방심위원 구성의) 정치권의 개입이나 영향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공영방송이나 방송통신 규제기구가 정부여당의 방송 장악 및 여론 장악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국회의사당 정문. ⓒ연합뉴스
▲국회의사당 정문. ⓒ연합뉴스

손지원 사단법인 오픈넷 변호사는 “방심위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의 공약은 긍정적”이라며 “국민의힘은 패스트트랙 활성화 등 방심위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냈는데, 위험한 공약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 변호사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사유를 신설한다는 민주당 공약에 대해 “국제인권기준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폐지하자는 방향”이라고 했다.

허경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정책센터장은 “(마을미디어 정책이)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지 못하거나, 정치 쟁점화된 미디어 이슈에 밀리기 일쑤였다”며 “정당별 정책공약에 지역미디어센터 등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발표된 정책공약집을 참고했으며, 민주당은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을 통해 공약 초안을 확보했다. 녹색정의당·개혁신당·새로운미래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정당 정책과 현재까지 공개된 공약을 참고했다. 진보당은 10대 공약을 선관위에 제출했으나 미디어 관련 공약이 없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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