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악화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3년 판매촉진비·광고선전비가 2022년보다 급감했다. 판매촉진비는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으로 영업사원에 지급되는 판매 수당 등이 포함된다. 광고선전비는 사업과 관련된 재화 또는 용역 등의 판매, 공급의 촉진을 위해 불특정다수에게 광고선전을 목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이다.
반면 LG전자의 2023년 판매촉진비·광고선전비는 전년 대비 늘었다. LG전자는 원자재비와 운송료 흐름이 안정화 하면서 2022년 대비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를 소폭 늘릴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19일 각 사가 공시한 2023년 사업·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2023년 판매촉진비는 6조894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162억원(-3%) 줄었다. 광고선전비는 5조2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990억원(-14.7%)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2023년 판매촉진비도 1178억원으로 전년 대비 549억원(-31.8%) 줄었다. 광고선전비는 8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98억원(-26.3%) 삭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다. 2023년 양사 반도체 사업 부문 적자는 삼성전자 14조8800억원, SK하이닉스 7조7303억원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채권 발행과 대출 등으로 차입금이 8조원 이상 늘었다. 이자로도 1조2615억원을 지출했다. 2022년(4945억원) 대비 155% 급증했다. 지난해 양사가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돌아선 이유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을 위해 지출하는 복리후생비 만큼은 늘렸다. 복리후생비는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 등의 보수를 제외하고, 근로자의 복지와 후생 등을 위해 지급되는 경비를 뜻한다.
삼성전자의 복리후생비는 2022년 6조916억원에서 2023년 6조4730억원으로 6.3% 늘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복리후생비는 2376억원에서 2207억원으로 7.1% 줄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비용 효율화 속에서도 인력 증가와 직원 보험료율 상승 등에 따라 복리후생비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가전, TV, 전장을 주력으로 하는 LG전자는 2023년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로 각각 5244억원, 1조4632억원을 사용했다. 2022년 대비 판매촉진비는 758억원(16.9%) 늘었고, 광고선전비는 432억원(3%) 증가했다.
LG전자는 ‘워룸(War Room·전시상황실) 태스크’를 중심으로 한 비용 효율화 작업을 통해 제품 판매와 직결되는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를 증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LG이노텍 제외)의 2023년 원재료비(10조7726억원)와 운반비(2조6660억원)는 총 13조438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원재료비·운반비 합계(13조8269억원)보다 3883억원 감소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워룸 태스크를 앞세운 사업 체질개선 노력과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전사적으로 기울이고 있는 디지털전환 노력이 사업 효율 극대화로 이어지며 실적 개선에도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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