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10총선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19일 패배했다. 당초 정봉주 전 의원이 경선 1위를 했지만, 막말 및 ‘거짓 사과’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돼 후보자를 다시 뽑은 곳이다. 이 과정에서 공천 규칙이 돌연 변경돼 공정성 시비도 일었다. 이 지역 현역이자 대표적 비명(非이재명)계 박 의원은 ‘현역 평가 하위 10%’와 전략경선에 반발해 여러 차례 재심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기각됐고, 결국 공천에서 최종탈락했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강북을 경선 결과 조수진 변호사가 승리했다고 밝혔다. 경선은 전날부터 이틀 간 강북을 권리당원 30%·전국 권리당원 70% 투표로 치러졌다. 강북구 후보를 선정하는 투표의 70%를 타지역 권리당원에 맡긴 것이다. 통상 민주당 지역구 후보 경선은 일반국민 50%·지역 권리당원 50% 투표로 결정하는데, 당은 경선 방식을 바꾸고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배제했다.
박 의원은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에 들어 이번 경선에서도 30%를 깎였다. 반면 조 변호사는 25%의 여성·정치신인 가점을 받았다. 조 변호사는 지난 2010~2012년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2020년부터 노무현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최근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진행했다.
강북을은 이번 민주당 공천 파동의 ‘마지막 뇌관’으로 꼽혀왔다. 당이 비명계 박 의원에 ‘하위 10%’를 통보하고, 정 전 의원 공천 취소 후에도 ‘후보직 승계’를 불허해서다. 박 의원은 결선 투표까지 진출했다가 정 전 의원에 밀렸다. 정 전 의원이 각종 논란으로 후보직을 박탈당한 만큼, 당내에선 ‘경선 2위’ 박 의원이 후보직을 승계받아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당은 이 지역을 ‘전략 경선’ 지역으로 바꾸고, 연고가 없는 조 변호사를 예비후보로 내보냈다. 투표 방식도 ‘권리당원 100%’로 변경됐다. 민주당 권리당원 대부분은 지난 대선을 전후로 입당해 이 대표 지지세가 강하다. 이런 식의 룰 변경은 이재명 대표 등 최고위원회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고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전했다.
한편 조 변호사는 전날 친명 성향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해 박 의원을 향해 “바보같이 경선에 응하겠다고 했는데 이왕 바보가 될 거면 본인이 밀알이 돼 썩어 없어진다는 생각으로 총선 밑거름으로 헌신하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이렇게까지 조롱할 필요가 있느냐”며 “민변에서 인권 변론을 했던 분이 구석에 몰린 사람한테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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