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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비판보도 방심위가 심의? MBC 제척신청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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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13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갈무리
▲ 지난해 11월13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갈무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과징금’ 의결을 비판한 MBC 보도에 방심위가 중징계를 예고한 가운데 MBC가 당시 심의에 참여했던 위원들은 심의에 제척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방심위가 거부했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들에 내려진 ‘과징금’ 징계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2023년 11월13일)에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을 지난 5일 의결했다. MBC는 해당 방송에서 방심위의 MBC 과징금 부과가 ‘정치심의’라고 비판했다. 방심위 비판 보도를 방심위가 심의한 셈이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MBC는 지난 14일 방심위에 일부 심의위원들에 대한 제척 여부를 물었다. MBC 과징금 부과 의결에 참여한 류희림·황성욱 위원이 이를 비판한 MBC 보도를 다시 심의하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제23조 ‘심의위원의 제척·기피·회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외에도 MBC는 해당 보도가 방심위 ‘신속심의’ 안건으로 상정된 것을 놓고 위원회가 정한 신속심의 요건 중 △긴급재난 상황 △중대한 공익 침해 △개인 및 단체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금융시장 등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중대 상황 중 어떤 요건에 해당하는지 물었다.

하지만 방심위는 지난 18일 “위원회는 법과 규정에 따라 심의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지상파방송사업자로서의 공적 책임을 성실하게 심의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는 짧은 답변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의견진술자로 나선 박범수 MBC 뉴스룸 취재센터장은 “본 심의가 있다는 것 전달받은 후 법적 문제가 있는지 내부적으로 검토를 다했다. 문제 소지가 있고 이런 심의가 반복되면 제척사유가 누적돼 절차적 정당성에 매우 문제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연합뉴스

이에 류희림 위원장은 “저희도 내부 검토를 거쳤다”고 말했고 방심위 법무팀은 “방심위 상황에 맞게 해당 법 조항을 해석하면 심의 대상이 된 방송프로그램을 심의위원이 제작한 정도가 돼야 제척된다. 이번엔 위원들이 취재 보도 대상이 된 것에 불과하다.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제척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무팀 의견”이라고 말했다.

심의 ‘이해충돌’ 여부는 방심위 내부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지부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애초에 방심위가 해당 방송을 심의하는 것 자체가 논란의 대상”이라며 “과징금 처분에 직접 관여한 사람들이, 과징금 결정 사실을 보도한 방송을 심의해서는 안 된다는 상식”이라고 했다.

방심위지부는 “해당 안건은 ‘가짜뉴스’ 민원으로 접수돼 류희림 위원장, 황성욱 상임위원, 허연회 위원, 김우석 위원이 공동 제의하여 ‘신속심의’ 건으로 상정됐다. 뉴스타파 인용보도에 과징금을 부과한 바로 그 위원들(류희림, 황성욱, 허연회, 김우석)과 동일한 구성”이라며 “공정한 심의를 위해 류희림 위원장과 황성욱 상임위원을 제척하라. 두 위원에 대한 제척 없이 심의가 진행된다면 절차적 정당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참여연대도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류희림 위원장이 불법적 ‘민원사주’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로 해당 사건 관련 안건을 버젓이 심의하는 이해충돌 상황을 국민들이 어떻게 납득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MBC에 의견진술 청취를 의결한 것은 비판언론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미디어오늘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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