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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붐을 타고 한때 아시아 부자 2위까지 올라섰던 쉬자인 헝다 회장이 중국 증권당국으로부터 증시 진입을 평생 금지당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헝다는 한때 중국 부동산 개발업계 2위까지 성장했지만 2021년 역외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시작으로 올 초 홍콩증시 상장법인이 청산 명령을 받는 등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앙으로 몰린 상태다.
중국 경제매체 재련사는 18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가 헝다부동산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처분 및 증권시장진입금지 사전 통지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증감위는 샤하이쥔 전 헝다그룹 최고경영자(CEO)에게도 쉬 회장과 더불어 평생 증권시장 진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쉬 회장은 경고와 함께 총 벌금 1500만위안(약 27억8000만 원), 샤하이쥔은 경고와 벌금 500만위안(약 9억30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헝다부동산도 시정명령과 경고조치, 벌금 1000만위안(약 18억5000만 원)을 부과 받았다.
증권당국이 문제 삼은 부분은 헝다부동산이 2019·2020년 제출한 연차보고서에 허위 기재된 사항이다. 증감위는 “쉬자인은 재무 조작 실시를 결정·조직해 수단이 특별히 악랄하고, 경위가 특별히 엄중하다”며 “샤하이쥔은 허위 재무 보고를 조직·안배·편성했다”고 지적했다.
쉬 회장은 2017년 한때 보유재산이 420억 달러에 달했으나 이른바 ‘헝다 사태’가 터진 후 재산이 급감, 현재는 약 18억 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헝다는 지난해 9월 공시를 통해 쉬 회장이 범죄 혐의로 강제 조치(구속)됐다고 발표했다. 쉬 회장에 앞서 헝다의 일부 전·현직 직원도 당국에 체포·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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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1997년 광둥성에서 설립한 헝다는 중국 2위의 부동산개발사까지 올라섰던 대기업으로 금융, 헬스케어, 여행, 스포츠, 전기차 사업까지 아울렀다. 하지만 헝다는 중국 당국이 금융 리스크를 줄이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국유은행으로 하여금 잇따라 부동산 프로젝트 관련 대출 회수에 나서게 하면서 자금난에 빠졌다.
이에 그간 진행했던 공격적 인수합병과 신사업 투자,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쌓인 부채는 그대로 회사를 압박했고, 2021년 말 역외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이 터졌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개발업체로, 총부채는 약 2조3900억위안(약 443조원)에 달한다. 홍콩 법원은 올해 1월 헝다의 홍콩 증시 상장 법인인 중국헝다(中國恒大)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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