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대란’에 일부 의사들의 속마음이 전해졌다.
18일 연합뉴스는 의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보도했다.
A씨는 지방의 한 상급종합병원 외과 3년차 전공의였다. 그는 정부의 의대 정원에 반발해 지난달 사직서를 냈다.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일만 하던 그는 계획에 없던 휴식이 아직 어색하다면서도 “외과를 선택했다는 건 기본적으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보람을 크게 느낀다는 건데, 이렇게 현장을 떠나보니 막막한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A씨는 한 환자를 언급했다.
그는 “가장 최근까지 주치의를 맡았던 말기 유방암 환자가 못내 신경 쓰인다”며 “완치가 불가능해 증상을 완화하는 ‘고식적 항암치료’만 받는 분이었는데, 옆에서 계속 함께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라고 말했다.
A씨는 정부가 의대 증원 ‘숫자’에 타협 가능성을 열어두고,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 정책을 구체화한다면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정부가) 수가를 어떻게 올릴 건지에 대한 대책도 없는 것 같고, 증원 숫자에 대해서도 절대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느냐”며 “지금 정부는 그저 고집불통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 태도가 바뀌면 저는 돌아갈 것이고, 제 주위 동료들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정부 방침에 상관없이 원래의 생활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의사도 있다.
의사 B씨는 아내가 서울 시내 한 수련병원 전공의로 일하다가 그만뒀다면서 “(아내가) 한 달 전과 달리 이제 복귀할 생각은 전혀 없고, 요즘에는 사직서가 어떻게 수리될 수 있을지만 열심히 연구한다. 아예 포기했다”고 전했다.
B씨는 “전공의는 월급도 상대적으로 적고, 환자로부터의 소송 위험도 있었는데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버텼던 것 같다”며 “이렇게 욕만 얻어먹는다면 누가 전공의를 하고 싶겠나”라고 성토했다.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 전임의였다가 사직한 C씨는 “남아있는 의사들은 우울하고, 떠난 의사들은 불안한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라며 “그래도 우리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돌아갈 생각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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