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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20여 일 앞두고 이종섭 전 국방장관 리스크에 여당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출국을 둘러싼 의혹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등 악재가 겹치며 국민의힘의 수도권 접전지 등에서 악영향이 커지는 양상이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이 대사의 즉시 귀국론을 “매우 부적절하다”고 수습하고 나섰지만 비상이 걸린 여당은 이 대사 ‘즉각 소환’ 등을 계속 주장하며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잇따른 막판 논란 속에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을 이탈한 지지층은 조국혁신당을 대안으로 선택해 조국 대표가 톡톡한 반사이익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이 18일 대변인실 명의로 언론에 대포한 입장문은 이 대사의 ‘공수처 소환 시 즉각 귀국’ 방침을 재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는 대사 부임 출국 전 스스로 공수처를 찾아가 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고 언제든 소환하면 귀국해서 조사받겠다고 했다”며 이 대사가 무조건 귀국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호주대사라는 공직을 맡은 상황에서 공수처의 소환 통보도 없이 귀국하는 것은 비상식적 수순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대통령실 설명에도 여당 내부에서조차 이 대사의 즉시 귀국에 대한 주장이 커지며 제2의 당정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사에 대한 공수처의 즉각 소환과 즉시 귀국 주장과 관련해 “어제 밝힌 입장 그대로 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공동 선대위원장과 안철수 공동 선대위원장 등도 한 위원장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황 수석의 발언까지 더해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오만과 불통의 마이웨이’를 선언했다”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을 억압하고 언론을 탄압·협박하는, 그야말로 폭력 정권”이라며 “대통령은 당장 황 수석을 경질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을 향해 “사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를 향한 책임 전가와 압박은 명백한 ‘수사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한 위원장 등 여권 인사들이 이 대사의 소환을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바보들아, 문제는 대통령이야’라고 전하고 싶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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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의 겹악재에 국민의힘 지지율도 주저앉았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14~15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41.9%) 대비 4.0%포인트 내린 37.9%를 기록했다. 특히 그동안 지역구 탈환을 위해 공들여온 수도권에서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한강 벨트 등 부동층이 포진한 서울에서는 한 주 새 지지율이 38.6%에서 31.0%로 7.6%포인트나 빠졌다. ‘반도체 벨트’ 등 격전지가 위치한 인천·경기 지역에서도 지지율이 전주 대비 5.4%포인트 빠진 36.7%를 기록했다. 민주당 역시 ‘비명횡사’ ‘막말 파문’ 등 여진이 이어지며 전주 대비(43.1%) 지지율이 2.3%포인트 하락한 40.8%에 그쳤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26.8%의 지지율을 얻으며 민주당의 범야권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18.0%)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31.1%)를 불과 4.3%포인트 격차로 따라 붙었다. ‘서울경제 총선 보도 자문단’인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후보로 내세운 구성원들을 보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나 친문(친문재인) 세력들이 선호할 인물들이 보인다”며 “지금까지 꾸준히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95% 신뢰 수준에 표본 오차 ±3.1%포인트이며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2%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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