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공천을 받은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소속인 이석형 전 함평군수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돼 민주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사태가 심상치 않다. 다른 곳도 아닌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알앤써치는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와 광주‧전남 4개 일간지(남도일보·광주매일·광남일보·전남매일)의 공동 의뢰로 지난 15, 16일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누구를 찍을지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의원이 42.9%, 이 전 군수가 41.9%를 얻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 의원과 이 전 군수의 격차는 불과 1%포인트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초접전’이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역임한 이 의원에게 상당히 충격적일 수 있는 결과다.
이 의원은 당에서 ‘3역’으로 불리는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함평군수를 세 번 지낸 이 전 군수는 재임 기간 함평군의 대표 축제인 나비축제를 전국적인 행사로 만들어 ‘나비군수’로 불린다.
이 전 군수가 아무리 유명해도 중량감에선 이 의원과 비교할 수 없다. 더욱이 해당 선거구는 민주당 텃밭인 전남에 속한다. 이런 측면에서 두 후보의 초박빙 승부는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의 민심이 그만큼 심상찮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 의원과 박노원 전 청와대 행정관, 이 전 군수 3명이 오차범위 내에서 다투고 있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이 의원을 단수공천해 ‘황제 공천’ ‘밀실 공천’ ‘셀프 공천’ 논란을 자초했다.
실제로 목포MBC와 여수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달 29, 30일 담양·함평·영광·장성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서 셋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앞서 리서치뷰가 KBC 의뢰로 지난해 12월 15, 16일 담양·함평·영광·장성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서는 이 의원이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1위인 박 전 행정관(25.4%), 2위인 이 전 군수(24.0%)에 이어 23.6%로 3위를 기록했다.
박 전 행정관과 이 전 군수가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자 공직선거후보자추천 재심위원회는 3인 경선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최고위원회가 “통합의 가치를 존중하고 당 기여도를 고려해 재심위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며 공천관리위 결정대로 이 의원의 단수 공천을 확정했다.
이후 이 전 군수가 민주당을 탈당하며 무소속 출마했다. 탈당과 잔류를 놓고 고심하던 박 전 행정관은 홍익표 원내대표,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이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잡음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당에 남아달라고 당부하자 고심 끝에 당에 남기로 했다.
이 의원의 고전은 3선인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극심하다는 것,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잡음을 유권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역 정계는 해석하고 있다.
알앤써치의 정당 지지도 및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가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지 묻는 물음에 민주당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3.1%에 불과했다. 민주당 텃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조국혁신당이 23.2%로 2위, 국민의힘이 5.6%로 3위였다. 새로운미래는 3.7%로 4위, 개혁신당은 3.0%로 5위, 녹색정의당은 2.9%로 6위였다.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1위를 조국혁신당에 내줬다. 조국혁신당이 40.1%로 민주당이 주도하는 더불어민주연합(34.5%)을 제쳤다. 오차범위 내라곤 하지만 민주당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결과다.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6.9%로 3위, 새로운미래가 5.7%로 4위, 개혁신당이 3.1%로 5위, 녹색정의당이 2.1%로 6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2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가상번호 100% 자동응답조사로 무선통신 3사가 제공한 가상번호를 활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포인트, 응답률은 10.6%다. 글에서 언급한 모든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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