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정봉주 때와는 결 다르다”…이재명·친명계 공개 엄호
梁, 봉하마을 찾아 속죄…’수박’ 비난받은 전해철 “용납 가능 범위 벗어났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정윤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을 빚은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
발언 대상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정치인이다 보니 ‘목발 경품’ 거짓 사과 논란의 정봉주 전 의원 등 여타 사례와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게 당 지도부 시각이지만,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계의 반발은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양 후보의 발언이 얼마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는 좀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정봉주 전 의원 때와는 결이 좀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의원들 분위기는 상당히 여론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고위원들의 다수가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그 결론을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친명계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과연 막말로만 볼 수 있겠느냐에 대한 논란은 분명히 있다”(박성준 의원·YTN 라디오), “사과를 진정성 있게 한다면, 또 받아들여지고 하면 이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까”(한민수 대변인·YTN 라디오) 등 엄호를 이어 갔다.
양 후보는 전날 예고한 대로 이날 오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후 기자와 만나 “사죄하는 마음으로 왔다. 유가족에 대한 사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리워한 국민에 대한 사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전 서울 마포구 방문에서 양 후보와 관련한 기자 질문에 “양 후보의 발언이 지나쳤다.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그 이상의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우리 국민들께서 판단할 것”이라며 공천 유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이제 그 얘기는 그만해도 될 것 같다”고 하는 등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친문·친노계에서는 여전히 양 후보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어 패한 전해철 의원은 SNS에 “양 후보의 막말은 실수가 아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자 인식의 표출이다. 저를 포함해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수박, 바퀴벌레, 고름이라 멸칭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해 왔다”며 “대통령님에 대한 비난의 발언은 그 빈도와 말의 수위, 내용의 문제에서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 후보 공천 재고를 요구한 바 있는 김부겸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오전 선거대책회의 후 기자 질문에 “입장이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계파 갈등 재발 우려에 대해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geein@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