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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3주 앞, 조선일보 “대통령실이 정권 심판론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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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야구장에서 열린 메이저리거 참여 어린이 야구교실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 지난 1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야구장에서 열린 메이저리거 참여 어린이 야구교실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론 악화로 지지율 하락이 감지되자 ‘도피 출국’ 논란이 있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즉각 귀국과 ‘회칼 테러’ 발언을 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보수신문도 이와 발맞춰 윤석열 대통령의 침묵과 계속되는 독선적 결단을 비판하는 칼럼·사설을 냈다.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즉각 소환 통보를 해야 하고 이종섭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며 “총선을 앞두고 정쟁을 해서 국민들게 피로감 드릴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황상무 수석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라며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수도권 출마자들 아우성에도… 말 없는 대통령”

신문들도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한 위원장 발언을 실은 데 이어 4면에 <輿 출마자들 아우성에도… 말 없는 대통령> 기사를 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에서 우려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며 “총선이 3주 남짓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원인을 제공해 ‘정권 심판론’ 확산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 18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 18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침묵을 지킬 뿐 인사 조치 계획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종섭 대사는 17일 KBS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조사하겠다면 내일이라도 귀국하도록 하겠다”면서도 별도 사퇴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황상무 수석과 관련해 조선일보에 “발언이 부적절했지만 기자들과의 비공식 식사 자리”라며 “본인이 사과한 상황이라 현재로선 인사 조치까지 해야 하는지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대통령식 ‘1인 결단’ 시스템이 근본 문제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18일 논설실장 칼럼 <“부르면 귀국” 아니라 “당장 귀국”이 답이다>에서 “문제의 본질은 왜 야권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민감한 사건의 핵심 피의자를 서둘러 해외로 내보내려 한 건지, 일선 부처의 1급 실장 인사를 놓고도 한두 달씩 검증을 하는 판에 출금 여부조차 알아보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는 건지, 혹시라도 기소되면 외교적 망신의 뒷감당은 어찌하려 했는지 하는 점”이라고 했다.

▲ 18일자 동아일보 칼럼.
▲ 18일자 동아일보 칼럼.

동아일보는 “특정 정파에 속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요소들이 하나둘이 아닌 것”이라며 “결국 ‘나는 옳다’는 신념에 찬 ‘1인’ 중심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근본 문제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참모들이나 장관들이 그저 정해진 결정의 집행자나 들러리 역할밖엔 못 하는 것 아닌지”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회칼 테러’ 운운 황상무 수석, 자진 사퇴하라> 사설에서 이종섭·황상무에 대한 한동훈 장관의 요구를 놓고 “만시지탄이다. 총선과 무관하게 당연히 취해야 할 조치들”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말은 평소 의식의 소산인 만큼 이번 사건(황상무 수석)은 단순한 설화가 아니라 황 수석을 비롯한 권력 핵심들의 언론관이 어떤 수준인지 의문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며 “이종섭 대사 역시 즉각 귀국해 수사 프로세스에 응하는 게 마땅하다. (중략) 누구보다 법치에 철저해야 할 정부가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 신분인 그를 서둘러 대사에 임명하고 내보낸 점은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커지는 민주당의 ‘박용진 찍어내기’ 비판… “이중 삼중 족쇄”

야당의 악재는 박용진 의원의 공천 배제다.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전 의원의 자리에 차점자인 박 의원이 공천되지 않고 조수진 변호사와 양자 경선을 하게 됐다. 박 의원은 ‘하위 10%’로 인한 30% 감산 룰이 적용되고 조 변호사는 ‘여성 정치 신인’으로 25% 가산을 받는다.

▲ 18일자 한겨레 1면 기사.
▲ 18일자 한겨레 1면 기사.

박 의원이 ‘족쇄’를 차고 있다는 평가다. 한겨레는 18일 1면에 <끝이 없는 ‘박용진 찍어내기’> 기사를 냈다. 한겨레는 “정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2위를 한 박 의원을 공천하지 않고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한 데 이어, 강성 친명(친이재명) 지지층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경선 방식까지 채택하면서 박 의원은 이중·삼중의 족쇄 속에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고 했다.

한겨레는 “‘비이재명계 박용진 찍어내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5일 심야 최고위 회의 끝에 16일 새벽 해당 선거구를 전략 선거구로 지정해 전략 경선을 하기로 의결했다”며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에서 경선 부정이 확인된 손훈모 예비후보가 낙마하고, 차점자인 이재명 대표 특보인 김문수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은 것과 다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경향신문도 4면에 <공천 막판까지 ‘비명 찍어내기’ 논란… 박용진, ‘강북을’ 놓고 조수진과 경선> 기사를 내고 “대표는 박용진 의원이 그렇게 두렵나. 민주당을 기어이 완벽한 이재명의 당으로 만드는 게 이번 총선의 목표인가”라고 한 김상희 의원의 민주당 의원 단체대화방 글을 인용했다.

▲ 18일자 한국일보 사설.
▲ 18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18일 사설 <‘박용진 절대 안 된다’가 이재명의 공천 원칙인가>에서 “민주당은 당내 ‘차점자 승계’ 요구를 거부하고 전략공천지역 결정에 이어 친명 후보에게 유리한 전당원투표를 도입했는데, 이는 대선 경선 등에서 이재명 대표에 맞섰던 박 의원을 배제하는 것과 다름없”며 “공천 막판까지 이 대표의 ‘사천 논란’이 이어지는 형국”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일보는 “서울 강북을 후보 선출에 전당원투표를 적용하는 것도 비상식적이다. 청년 전략공천지역인 서울 서대문갑(전국 권리당원 70%+서대문갑 권리당원 30%) 방식과 같다지만, 당시에도 지역 유권자 및 본선 경쟁력과 관계없는 방식이란 지적이 많았다”며 “특히 서대문갑 3인 경선 중 한 후보가 중도탈락하면서 4위였던 ‘대장동 변호사’ 김동아 후보가 합류해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공천장을 받았다. 서울 강북을 경선 방식도 특정인 배제를 위해 개딸의 입김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이재명 사당’이란 의구심에 힘만 실어준 꼴”이라고 했다.

네이버 정책 변경에 동아일보 “월권이자 오만한 발상”

정정보도가 청구된 언론사 기사에 ‘정정보도 청구 중’이라는 알림을 띄우고, 해당 언론사에 ‘댓글창 일시 폐쇄’를 요청하기로 한 네이버 정책을 놓고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한겨레·한국일보가 비판 사설을 냈다.

네이버는 지난 15일 △정정보도 청구시 검색 결과에도 문구 표기 △반론보도와 추후보도 청구페이지 접근성 강화 및 절차 간소화 △정정보도 청구시 언론에 해당 기사 댓글창 일시 폐쇄 적극 요청 △기사별 내국인 외국인 비율 공개 △1인당 기사별 작성 가능한 답글 수 10개 제한 △선거법 위반 댓글 반복 작성자에 대한 댓글 작성중단 조치 등을 발표했다.

[관련 기사 : 네이버, 정정보도 청구 기사에 ‘댓글창 일시폐쇄’ 요청한다]

▲ 18일자 동아일보 사설.
▲ 18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18일 사설 <정정보도 ‘온라인 청구’ 받아 ‘딱지’ 붙인다는 네이버의 월권>에서 “뉴스 제목에 이런 식으로 딱지를 붙이면 독자는 정확하고 올바른 기사까지 오류가 있거나 잘못된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며 “나아가 네이버는 해당 기사의 댓글 창까지 닫도록 언론사에 요구하겠다고 했다. 인터넷 뉴스 유통업자에 불과한 네이버가 보도의 신뢰성과 개별 언론의 여론 형성 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치겠다는 건 월권이자 오만한 발상”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네이버의 새 정책이 적용되면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이해 당사자 등이 자신들에 대한 비판 보도가 나오는 즉시 간단한 온라인 신청만으로 기사에 ‘정정 보도 청구 중’이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다”며 “보도를 부인할 근거가 전혀 없거나 언론중재위원회엔 조정을 신청하지 못해도 이 딱지는 얼마든지 붙일 수 있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 등이 기사의 신뢰도에 흠집을 내고 비판 여론의 확산을 막을 수단으로 악용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어 “애당초 검색 결과만 서비스하면 되는 포털이 인링크로 사이트 내에서 기사를 유통하고, 뉴스 편집권까지 휘두르다 보니 그에 뒤따르는 논란이 두려운 것”이라며 “네이버가 뉴스로 트래픽을 올리는 일을 그만두고 검색 결과를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아웃링크제를 전면 도입한다면 정정보도 청구에 얽매일 일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18일자 한겨레 사설.
▲ 18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정치권 압박을 언급했다. 한겨레는 18일 사설 <기사에 ‘정정보도’ 딱지 달겠다는 네이버, 악용 우려된다>에서 “네이버의 개편 방안은 갈수록 노골화하는 정부의 ‘비판 언론 재갈 물리기’ 흐름과 떼어 놓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겨레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9월 ‘가짜뉴스 논란이 있는 보도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가 진행 중일 경우, 포털 사업자가 해당 기사에 ‘심의 중’임을 표시하거나 삭제·차단 등의 선제적 조치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언론 자유 침해라는 비판을 산 바 있다”며 “네이버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SNU 팩트체크’ 서비스를 돌연 중단한 일도 있었는데, 그 배경에 이 서비스를 ‘좌편향’이라고 공격해온 여당의 압박이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악용’ 가능성이 나온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절차를 간소화하고 댓글까지 차단하면 너도나도 가짜뉴스라며 정정보도를 청구할 것”이라며 “더구나 총선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기사에 재갈을 물리려고 할 것이다. 그래놓고 나중에 언론중재위에 중재 신청을 안 해도, 또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아도 그만이라고 한다. 심각한 언론 자유 침해 아닌가”라고 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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