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7일 “선거를 많이 치러봤지만 나는 한 번도 안 떨어졌다”며 “내가 다녀보니 벌써 우리(민주당) 쪽으로 김이 나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대표로 선거를 이끌면서 ‘원내 (민주당,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180석’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선거는 연못에서 김이 나는 것과 비슷하다. 김이 나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못 막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굴욕적이고 모욕적이고, 이런 정권 처음 봤다”며 “‘도주 대사’가 뭐냐.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지칭한 것으로, 민주당은 이 전 장관이 호주 대사로 부임해 ‘도피성 출국’을 했다며 특검(특별검사)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다만 이날 행사에선 ‘막말’ 논란에 휩싸인 친명(親이재명)계 후보들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고 싶지만 저희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못하고 있는 분들을 함께 설득하고 호소해야 된다”며 “특별히 부탁한다. 언어 하나하나 쓰는 데에도 정말 신중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쓸데없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거나 국민 마음을 불편하게 할 표현을 쓰면 험지에서 고생하는 동지들이 애써 쌓아 놓은 것이 다 날아간다”고 했다. 앞서 정봉주 전 의원의 서울 강북을 공천이 ‘목발 경품’ 막말과 거짓 사과 논란으로 취소되고, 경기 안산갑의 양문석 후보의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의 논란이 확산한 데 대한 언급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김 위원장은 앞서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당 주류와) 다른 목소리도 내겠다”고 했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도 양 후보를 직접 만나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 밖에 없다”며 사실상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양 후보는 이 자리에서 “워낙 저한테 화가 많이 나 계신 것 같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하여튼 상황이 이렇게 됐다. 지금 스스로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 뿐”이라며 “여기서 새로운 게 더 나오면 우리도 보호를 못 한다”고 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