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호주 시드니 한인 일가족 3명 살해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한국계 태권도 사범의 만행이 드러났다.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미스터 라이언의 거짓말’편에서는지난 2월 20일 호주 시드니에서 40대 한국계 태권도 사범이 한인 일가족 3명을 살해한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피살된 일가족 3명은 7살 남자아이와 그 아이의 부모이며 아이 아빠와 연락이 되지 않는 직장 동료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드러났다. 일가족 모두 한국계 호주 시민권자로 밝혀졌다.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는 남자아이가 다니던 태권도장의 관장 유광경(49) 씨였다. 그는 ‘미스터 라이언’, ‘라이언 유’라고 불리며 성공한 한인 태권도 관장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2월 19일 수업을 들으러 온 7살 아이와 아이 엄마를 태권도장 안쪽 방에서 각각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피해자의 차량을 이용해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아이 아빠마저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받고 있다.
현재 유씨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그가 일가족 피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됐다는 소식에 수강생들과 학부모들은 “진짜 놀랐다”라며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지인들 사이에서 무료로 태권도르 가르쳐 줄 만큼 존경받는 인물이었던 유씨는 주변인들에게 자신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호주 국가대표 출신이자 호주 유명 대학의 석좌교수로 임명됐다고 소개했다. 태권도장 홈페이지에는 10대 때부터 NSW주에서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으며 한국과 호주에서 열린 여러 태권도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확인한 결과, 유씨의 주장과 문서는 모두 거짓과 조작이었으며 호주 국기원 역시 사설 단체일 뿐이었다. 국내 국기원 관련 서류는 사실이었으나 홈페이지에 나온 8단은 아니고 4단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유씨는 지인들에게 호주 국가대표에 선발됐으나 돈이 많이 든다며 적은 돈을 자주 빌려 간 사실도 드러났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발견한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 유씨의 이력서에는 최종 학력이 고등학교로 적혀있었다.
또한 유씨는 호주로 온 지 얼마 안 된 유학생들에게 수시로 ‘쌍둥이 동생이 있다’, ‘부모가 재력가다’, ‘아내가 변호사’ 등의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유씨는 한인 일가족을 살해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음에도 정체불명의 누군가로부터 주차장에서 습격을 받았다고 태연히 거짓말을 했다.
과거 유씨를 고용한 태권도 관장은 유씨를 “악마”라고 표현했다. 관장은 “1년에 한 번씩 쫓아냈다. 남의 돈 탐내는 손버릇, 학부모와 갈등, 이성 관계로 쫓아낼 때마다 가족의 부탁으로 받아줬으나 습관적 거짓말을 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유씨의 상태를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전문가는 “그들은 실제 자신의 모습과 가짜 이미지의 괴리가 클수록 내면 열등감이 크다. 사소한 일에도 필요 이상의 모욕감과 분노를 일으키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리플리 증후군은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 행동을 상습적으로 하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말한다. 유씨의 행동은 대담한 계획이라기보다는 무책임, 미성숙한 리플리증후군의 전형적인 특징이었다.
전문가는 “유씨는 현실감각이 떨어지고 상황을 대처할 때 허황된 거짓말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할 때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라며 “아내를 처음 살해한 후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아이와 남편을 살해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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