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시의원 “상당수 제대로 작동 안돼”…시 “의견수렴 후 운영여부 검토”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울시가 2020년부터 조성한 ‘스마트쉘터'(Smart Shelter) 버스정류소가 잦은 고장 탓에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이경숙 서울시의원(국민의힘·도봉1)에 따르면 시내 스마트쉘터 버스정류소 13곳 모두 주요 시설물이 고장 나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쉘터는 자동 정차 시스템, 공기청정기, 자외선(UV) 에어커튼, 폐쇄회로(CC)TV, 냉난방기, 휴대전화 무선충전, 와이파이 등 각종 편의시설이 융합된 미래형 버스정류소다.
기존 노후 정류소를 개조해 2021년 8월 숭례문을 시작으로 현재 13곳이 시범 운영 중이다. 유형별로 시내버스 5개(숭례문·구파발역·독립문공원·건대입구역·송파구청/방이맛골), 광역버스 2개(홍대입구역·합정역), 간선급행버스(BRT) 2개(공항대로·천호대로)가 있다.
시는 설치를 위해 2020년부터 약 68억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이 중 30%는 시비, 20%는 지방자치단체비, 16%는 지자체·국비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주요 시설물이 고장 나거나 기술상 문제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이 시의원은 지적했다.
시의원실에서 현장 조사한 결과 실내형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 플랫폼 안내표지 발광다이오드(LED) 35개, 승하차용 자동문 13개가 미운영 중이었다.
버스 노선도와 도착시간, 정차 플랫폼을 안내하는 키오스크도 42개 중 17개가 고장 나 있었다. 일부는 터치가 안 되거나 디지털 노선도를 볼 수 없었다.
2년간 접수한 스마트쉘터 민원은 373건으로 이중 상당수는 키오스크 불편이었다.
시는 “번인(burn in·잔상) 현상으로 패널 교체가 필요한데 교통약자 의견 수렴 후 계속 운영할지를 검토 중이라 종이 노선도를 부착해놨다”고 설명했다.
당초 시는 이곳에 미디어파사드(외벽에 LED를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것)와 영상광고인 ‘디지털샤이니지’를 설치해 민간 사업자 광고에 임대료를 받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옥외광고물법 시행령 제14조에 따라 심의에서 반려돼 계획이 무산됐다. 동영상 광고물은 도로와 잇닿은 장소에서 차 진행 방향에 설치하려면 지면 10m 이상 높이여야 하고 교통신호기 직선거리 30m 이내 지역에서는 신호등과 같은 색 광고물은 금지된다.
이후 시는 규제샌드박스(규제 유예제도)를 신청해 2021년 12월 옥외광고물심의위원회에서 정지화면 광고만 가능하다는 조건에 승인됐으나 그사이 약 1년간 쉘터 광고 패널 자리는 위험에 노출됐다. 유지관리 위탁업체 A사는 광고가 불가능해지자 손실 보전을 요청했다.
이 시의원은 “면밀한 검토 없이 추진돼 발생한 결과”라며 “유지관리 업체는 물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시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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