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봄은 왔나.
서울 낮 기온 최고 15.4도에 육박한 지난 14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기자들과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기자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해 비판을 사고 있다.
이날 MBC에 따르면 황 수석은 “MBC는 잘 들어”라고 말한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이른바 ‘정보사 회칼 테러 사건’으로 알려졌다. 1998년 오홍근 기자가 집 앞에서 괴한들로부터 피습당한 일을 말한다. 당시 피습으로 오홍근 기자는 허벅지에 깊이 4cm, 길이 30cm 이상의 중상을 입었다. 수사 결과 괴한들은 군 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들로 드러났다. 군을 비판하는 오 기자의 칼럼에 불만을 품은 상관들의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수석이 ‘기자 테러 사건’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매체는 “황 수석은 이 사건을 말하며 당시 (오 기자가)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 쓰고 했던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라고 말했다”고 알렸다.
또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는 질문에, 황 수석은 웃으면서 농담이라고 했고 ‘정보보고하지 말라’는 당부를 덧붙였다”고 전했다.
1991년 한국방송 기자로 입사한 황 수석은 지난해 11월 강승규 전 수석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사회부와 통일부·정치부와 뉴욕 특파원, 사회부장 등을 거쳤다.
야권, 황 수석 경질 촉구
15일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욕설 보도를 놓고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를 상대로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충격적인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 수석은 MBC와 오 기자의 유가족에게 석고대죄하길 바란다”며 “윤 대통령은 당장 황 수석을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상무 수석, 식사를 겸한 기자들과의 간담회가 동네 호프집 대화 수준이어서야 되겠나”라며 “정권 입맛에 안 맞으면 회칼로 찌르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실의 언론관인가”라고 질타했다.
새로운미래는 “황 수석 망언은 윤 정부에서 민주주의와 언론환경이 군사독재 시절로 후퇴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즉시 황 수석을 해임하고 언론과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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