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영 의원, ‘젊은 의사’ 1천733명 대상 대상 설문결과 발표
“설문조사 방식에 문제 있다” 지적 나와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후 의대생, 인턴 사이에서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분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어 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달 10∼13일 의대생과 인턴 등 1천733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의원실은 똑같은 응답자를 대상으로 정부의 ‘2천명 증원’ 발표 전후로 두 차례 설문을 진행한 결과를 비교한 것이 아닌, 한 번의 설문으로 응답자들의 심경 변화를 물었다.
설문 결과 ‘증원 발표가 없었다면 필수의료 과목에 지원했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1천357명(전체 대비 78.3%)이었으나 실제 발표 이후 ‘필수의료 과목에 지원하겠다’는 응답자는 49명(2.8%)으로 급감했다.
마찬가지 가정에서 ‘지역 근무를 고려했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1천241명(71.6%)이었는데, 발표 이후에는 132명(7.6%)으로 줄었다.
또 ‘한국에서 임상활동을 했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1천686명(97.3%)이었다가 발표 이후 400명(23.1%)으로 감소했다.
증원 발표 이후 전공의들의 이탈로 빚어진 ‘의료대란’의 해결 주체가 누가 돼야 하는지를 묻는 말에는 ‘정부'(33%)가 가장 많이 꼽혔다. ‘젊은 의사’가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응답률도 15%였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률도 23%나 됐다.
이들 ‘젊은 의사’는 정부의 증원 방침에 지지 정당도 바뀐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을 지지했다는 응답자는 71%였으나 다가올 22대 총선에서 같은 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률은 1%로 무려 70%포인트나 떨어졌다.
22대 총선에서 정당별 지지율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이 35%로 가장 높았고, 이어 개혁신당이 28%였다. ‘지지할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는 32%였다.
신 의원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속담이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 국회는 대타협을 선언하고, 소통과 설득을 위한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 조속히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설문 방식이 타당하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의대 증원에 대한 의사들의 반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의대 증원 발표를 안 했다면 어떠했겠나’라는 식의 설문이 과연 유효한가라는 지적이다.
예컨대 ‘증원 발표가 없었다면 필수의료 과목에 지원했을 것’이라는 응답자가 전체의 78.3%에 달했으나, 평소 필수의료 지원 의사가 없어 구인난에 허덕이던 상황을 생각하면 이 같은 응답이 과연 ‘진정성’을 가지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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