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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정치인] 보수 심장 대구에서 도전 깃발…기본소득 전문가 오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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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정치인은 많다. 그러나 막상 피부에 와 닿는 각종 현안에 발빠르게 움직여 주는 내 마음 같은 정치인은 드물다. 가까운 곳에 아쉬운 문젯거리가 생겼을 때마다 도대체 정치인들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뉴스 속 거물 정치인들은 결국 다른 나라 사람들인 걸까? 하지만 동네 정치에 깊숙이 파고들어 함께 울고 웃겠다는 꿈을 꾸는 정치인들도 있다. 어느 자리에 도전하든 어떤 이력을 가졌든, 정치 신인인지 베테랑인지도 상관없다. 그런 우리 곁 동네 정치인들의 남다른 비전과 스토리를 소개하고, 동네 파트너로서 초심을 잃지 않는지 지속 추적해 보고자 한다.

2.28 민주운동 기념탑 앞에서 상념에 잠긴 오준호 후보 [사진출처=오준호 후보 선거사무소]
2.28 민주운동 기념탑 앞에서 상념에 잠긴 오준호 후보 [사진출처=오준호 후보 선거사무소]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지난 20대 대선 당시 ‘월 65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기본소득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던 새진보연합 오준호 공동대표는 돈키호테다. 코로나19라는 재난으로 인해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을 때라 오 대표의 기본소득 공약에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12인 후보 가운데 7위로 낙선했다. 그럼에도 지난 10여 년 동안 기본소득 관련 서적을 집필하고, 기본소득법안을 만드는 등 쉬지 않고 달려오면서 정책전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런 오 대표가 최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를 무대로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오 대표는 “대한민국의 대전환을 지역과 연결해야 한다”며 “기본 사회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은 기본 사회 수성구를 만드는 것과 통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의 심장에 뛰어드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오 대표를 만나 정치적 목표, 지역현안을 들어봤다. 이하는 일문일답.

Q.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를 결심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또 어떤 인연이 있으신지요.

제가 초중고를 다 다니고 자랐던 곳이 수성구입니다. 대구에서 어린 시절부터 자라면서 꿈도 키우고 특히 수성을에는 제 중학교(동중학교)가 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대구를 벗어나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고 꿈을 좇아왔는데 이제는 대구 주민들 곁으로 가서 대구 시민들을 위한 큰 일꾼이 돼 보자라는 게 개인적인 동기입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저희 새진보연합은 기본소득당의 새 이름인데, 이번 총선에서 가졌던 목표가 ‘반드시 윤석열 정권 심판과 대한민국의 대전환적인 개혁을 위해서 야권이 힘을 합치자’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세우고 야권 연합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저희들이 작은 정당이지만 정말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개혁연합 신당도 만들었고 새진보연합이라는 플랫폼도 만들었습니다. 물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결단도 있었지만 그러한 결과로서 연동형 선거제도 지켜냈고 비례연합 정당도 이제 만들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지역구에서도 야권 연합으로 돌파하자는 논의가 나왔고, 대구 보수 지배 균열을 내면서 그리고 전국적인 야권 연합의 승리에 기여해야 되겠다는 의미로 제가 출마하는 것이 맞겠다고 결심하게 돼 출마하게 됐습니다.

Q. 정치 인생에서 이번 선거는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공중에 집을 지어도 되지만 땅에서 그 집까지 가는 계단을 잘 만들어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상을 세울 때 현실 가능한지를 먼저 따지기 전에 그 이상을 세워야 하고, 그 이상을 실현하는 어떤 현실적인 로드맵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해합니다.

제가 기본소득 운동을 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본소득 당의 대선 후보까지도 하고 기본소득을 알리기 위한 정말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어떤 이상을 제시했고 기본소득 대한민국이라는 이상으로 가기 위해서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면 결국 주민들과 현장에서 손을 잡고 설득해 가면서 기본소득의 로드맵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대선에 출마하고 기본 소득을 세상에 알렸다면 이제는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길을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지역구 출마는 ‘이상으로 닿는 현실의 계단’을 만드는 일에 도전하는 선거입니다.

2024총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과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사진 오른쪽이 오준호 후보) [사진출처=오준호 후보 선거사무소]
2024총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과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사진 오른쪽이 오준호 후보) [사진출처=오준호 후보 선거사무소]

Q. 원내에 기본소득당, 새진보연합이 왜 필요한지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거대 정당의 지향이나 정책에 만족할 수 없는, 보다 진보적이고 다양한 정책과 가치를 바라는 국민에게 그들이 지지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해 드려야 됩니다. 그것이 다양성에 기반한 민주주의입니다.

두 번째는 거대 정당은 힘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내부의 여러 이해관계 때문에 그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거대 정당들을 움직이는 역할을 누군가 해야 됩니다. 저는 소수정당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들의 역할은 적절한 지렛대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보적 소수정당이라는 이 지렛대를 잘 활용하면 거대 정당들을 움직여 국민들이 필요한 민생의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쓰신 저서 ‘사명이 있는 나라’에서 오늘날 한국 사회에 봉착한 커다란 위기 중 하나로 미중 패권 경쟁을 꼽았습니다. 외교 안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깊으신 만큼 현 외교 안보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 북한이 우리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도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핵무기를 고도화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윤석열 정부에서 이른바 가치 동맹이라는 말로 한미일 동맹을 계속 강화해 나가고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한편으로 계속 밀어붙입니다. 과거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지렛대 역할을 요청하면 북한을 어느 정도는 컨트롤할 수가 있었는데 지금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아주 적대적인 외교를 하고 있다 보니 오히려 북한은 마음 편하게 중국 러시아와 밀착됨으로써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지원을 계속 받아내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은 북한이 점점 더 마음 편히 버텨나갈 수 있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외교 정책의 일환이 9·19 합의 파기입니다.

9·19 군사합의 파기 선언을 해버린 후 이 접경지대에서 군사적인 긴장이 엄청나게 올라갔고 사실은 이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가치 동맹 외교에서 벗어나서 균형 외교, 실리 외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의 어떤 전통적인 안보적 협력을 가져가더라도 우리가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들을 계속 만들어가고 경제적으로도 협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때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진보연합 오준호 공동대표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새진보연합 오준호 공동대표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Q. 선거 슬로건을 정하셨는지요.

확정된 건 아니지만 제가 출마 선언할 때 ‘1등 도시 수성을, 대한민국 혁신 1번지로’라고 제시했습니다. 그 이유는 수성구가 대구에서도 상당히 대구시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곳입니다.

사람들의 생활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고,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면 그것이 대구를 바꾸는 것이고 또 대한민국 국가에 큰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하는 자긍심이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대구를 보수의 심장이라 부르고, 항상 자기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작대기에 빨간 옷만 입히면 당선된다고 이야기해오지 않았습니까? 대구 시민들을 아주 우습게 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긍심을 가진 대구 시민들이 유능하고 젊은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보수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하는 신호를 보이고 ‘대한민국이 대구로부터 달라진다’, ‘대구로부터 혁신을 시작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대구는 국민의힘 전통 강세 지역입니다. 최근 체감하는 대구 수성구을 민심은 어떤지요.

제가 출마를 결의하고 민주당 대구시당과도 많이 만나고 또 직접 수성못을 가서 실제 시민들과 접촉했습니다. 손도 잡고 인사도 드렸는데 아주 반갑게 맞이를 해주셨습니다.

대구가 보수의 텃밭이라고만 생각하시는 분들은 진보적인 후보나 정당들에 대한 접근 자체를 거부할 것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젊어서 좋다’, ‘그래 한번 해봐라’라는 격려를 주셨습니다.

대구가 그동안 보수 정당의 일당 지배를 겪으면서 보수를 제대로 감시할 사람들이 없으니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능하고 젊은 진보적 후보나 정당이 나타나서 이 선거 국면을 한번 흔들어줬으면 좋겠다, 보수가 눈 감고도 당선된다고 하는 생각을 한번 깨줬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마음이 있으신 걸로 저는 이해를 했습니다.

새진보연합 오준호 공동대표가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새진보연합 오준호 공동대표가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Q. 해결하고 싶은 수성구을 지역의 숙원 사업은 무엇인지요.

수성구을은 오랫동안 추가적인 어떤 변모가 없이 낙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민들이 개발이나 변화를 요구하시는 흐름이 있지만 과거와 똑같은 방식으로 또 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후 위기 시대에 탄소중립을 해나가야 되는 시기이기에 지금의 시대 흐름에 맞게 탄소 중립적인 녹색 도시 리모델링으로 낙후된 수성구을을 바꿀 계획입니다.

제가 당선된다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생태 친화적인 녹색 도시 리모델링을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당연히 주민들의 여러 숙원 사업 중에 하나인 교통의 불편함을 해소한다든가 문화 공간을 확충도 함께 이루어질 생각입니다.

Q. 본인의 당선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저는 국민의힘 이인선 후보를 상대로 한다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역 국회의원이신데 이 의원은 대구경북 국민의힘 후보로는 두 번이나 떨어진 참 흔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보궐선거로 당선돼서 1년 6개월 정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사실 어떤 것을 했는지 어떤 결과나 역량이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탄탄한 국회의원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라 그분조차도 검증받아야 하는 분이라는 점에서 제가 오히려 주민들에게 제대로 수성을 진보시킬 수 있는 선택지로 충분히 부각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지금 대구가 3파전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혁신당에서도 후보가 나온다고 얘기를 합니다. 개혁신당의 후보는 당연히 보수 정당에 대한 반발이 그 기반에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1 대 1 구도로만 갔을 때 보수가 집결하면 만만치는 않겠지만 3파전의 구도 속에서 상황을 한번 뒤집고 상상할 수 없었던 승리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진보연합 오준호 공동대표가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새진보연합 오준호 공동대표가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Q.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어떤지요.

국가 운영은 현상 유지만 하는 것을 넘어서 어떤 시대 흐름에 맞게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그곳으로 가도록 국민들을 설득해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불평등을 줄이며 국가가 산업혁신을 이뤄 선진국으로 도약해 나가는 방향으로 국가를 이끌어가야 할 텐데, 지켜보고 있으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충에 아주 적대적입니다.

재생에너지 확충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정한다면 재생에너지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지역 발전을 일궈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들을 국민에게 분배해 복지도 제공해 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향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아주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소형 원자로를 개발해야 된다고 말하는 등 국가 운영의 어떤 방향 없이 주어진 상황에서 현상 유지만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정치는 국민에게 감동도 줄 수 없고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어떤 확신도 줄 수 없는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학기술에 대한 R&D(연구개발) 예산을 삭감해 버림으로써 미래의 먹거리를 없애고 있지 않습니까. 이를 보면 국가 운영의 방향이라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이 반복된다면 국민께도 상상할 수 없는 불행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를 막고 그 기조를 바꿔내는 것이 이번 총선의 정말 중요한 과제인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꼭 강조하고 싶은 점은 있으신가요.

제가 대구 선거 준비하는 시간이 조금 짧아서 우리 주민들에게 저의 인지도를 올리고 하는데 어려움은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젊은 후보, 유능한 대안을 바라고 계신다고 확신하고 있기에 그 인지도는 금방 따라잡기는 할 겁니다.

하지만 또 짧은 시간 내에 저를 모르시는 분이 많을 테니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이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서 알아봐 주시고 주변에 많이 퍼뜨려주시면 그 힘이 바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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