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지역 4·3단체와 정치권이 4·3 왜곡발언을 한 인사들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국민의힘 공천을 받자 강하게 비판하며 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연구소, 제주4·3도민연대 등으로 구성된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14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 일부 공천자들의 부적절함이 76주기 4·3을 맞는 제주도민들에게 봄날의 햇살이 아닌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하고 있다”며 “태영호·조수연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4·3유족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소송까지 당한 태영호 국회의원을 구로을에 공천한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천자인 조수연 후보의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조 후보가 제주4·3에 대해 ‘김일성의 지령을 받고 일어난 무장 폭동’이라고 쓴 사실이 알려졌다”며 “과연 이들이 공당의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이런 후보들을 공천하면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입장인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논평을 통해 “집권 여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의 그릇된 역사인식에 아연실색할 뿐”이라며 “국민의힘은 제주4·3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제주도민의 뜻을 받든다면 지금이라도 태영호·조수연 후보의 공천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호 의원은 지난해 2월 2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을 위해 제주를 찾은 자리에서 “제주4·3사건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고 주장한 후 SNS 등을 통해 같은 내용의 발언을 반복해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에 따르면 조수연 후보는 2021년 4월 자신의 SNS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당시 제주 폭동을 일으킨 자들이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는가. 아니면 김일성, 박헌영 지령을 받고 무장 폭동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꿈꾸었는가. 역사를 왜곡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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