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비리 의혹 등 각종 범죄 혐의 재판을 맡은 ‘친명(親이재명) 변호사’들이 4.10 총선에서 대거 공천을 받았다. 이들 대부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 출마한 것이어서 22대 국회부터 원내 입성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경기 안산갑 등 17개 지역에 대한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이재명 오른팔’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뇌물수수 사건 등의 변호를 맡은 이건태 당대표 특보가 경기 부천병 경선에서 현역 김상희 의원을 제치고 승리했다. 정 전 실장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개발사업 편의를 봐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경선자금 의혹 사건을 변호한 김기표 변호사도 경기 부천을에서 공천을 받았다. 김 전 원장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뇌물 등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 중이다. 이 지역은 현역 설훈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곳으로, 전통적인 야당 텃밭으로 분류된다. 설 의원은 최근 ‘평가 하위 10%’ 통보에 반발해 탈당했다.
이 특보와 함께 정 전 실장 변호를 맡았던 김동아 변호사는 서울 서대문갑에서 승리했다. 이 지역은 현역 우상호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청년경선특구’로 지정됐다. 김 변호사는 당초 예비후보 5인이 치른 공개 심사에서 4위를 기록해 탈락했다. 그러나 같은 날 저녁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재심사를 거쳐 돌연 ‘3인 경선’ 명단에 포함됐다. 다음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안건이 의결됐다. 김 변호사는 경선에서도 이겼다.
광주에서도 친명 법조인 2명이 일제히 본선에 진출했다. 양부남 법률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지난 8일 광주 서구을 경선에서 승리했다. 광주지검장 및 부산고검장 출신인 양 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캠프 법률지원단장으로 활동했다. 이재명 대표의 ‘재판 리스크’를 총괄하는 인물로도 꼽힌다. 이번 총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법률위원장을 맡았다.
광주 광산갑에선 이 대표의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대표 법률특보가 현역 이용빈 의원을 제쳤다. 박 특보와 양 위원장 모두 공천 규정에 따라 ‘고검장 출신 정치신인’으로 분류돼 20% 가산점을 받았다. 광주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민주당 경선 승리가 사실상 본선 승리로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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