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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아웃 시킨 것 봤지” 순천, 공천장 쥐고도 웃지 못한다…민주당 향한 분노 상상 그 이상[호남행 총선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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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아웃 시킨 것 봤지' 순천, 공천장 쥐고도 웃지 못한다…민주당 향한 분노 상상 그 이상[호남행 총선열차]
순천도심 전경. 사진 제공=순천시

#이변인가, 경쟁력 약한 후보 역선택인가

22대 총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본선 출마자가 결정된 후 13일 찾은 전남 순천. 이 선거구는 현역인 소병철 의원이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불출마를 선언하더니, 갑작스럽게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지율 1위가 컷오프 되더니 지지율 하위권 두 후보가 기형적 선거구에 걸맞게 기형적 경선룰이 적용됐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당초 예상은 ‘친명’으로 불리는 김문수 예비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손훈모 예비후보가 최종 경선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변 이라고 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이날 순천에서 들은 민심은 심상치 않았다. “고를 후보가 없었지만 민주당이 싫어 친명 색깔이 강한 김문수 후보를 지지 하지 않았다”, “본선에서 약한 후보를 올려야 민주당이 심판 받지 않겠냐”, “분구 무산 시키고, 순천 자존심 짓밟은 민주당 두고보자” 등 본선에 오른 민주당 대표 후보자에 대한 순천 민심이 이변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변이 아니고 ‘민주당 심판’이라는 결론을 내놓기 까지는 시간이 그리 걸리지 않았다.

'친명 아웃 시킨 것 봤지' 순천, 공천장 쥐고도 웃지 못한다…민주당 향한 분노 상상 그 이상[호남행 총선열차]
지난 11일 순천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순천시의회 김영진 의원. 사진 제공=김영진 의원 측

#선거구 획정·현역 몽니에 획 돌아선 민심

왜 순천 민심은 민주당을 향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걸까. 선거구 획정 전까지만 해도 ‘정권심판’이 우세했던 지역이 급작스럽게 ‘민주당 심판론’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 대대수의 시민들은 우선적으로 선거구 획정을 꼽았다. 또 다시 순천은 지난 21대에 이어 기형적 선거구의 오명이 씌어졌다. 광주, 전주에 이어 호남권 3대 도시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민주당을 향해 지지를 보인 배신감이 더욱 커 보인 이유다.

특히 순천은 “여당때 뭐했나”라는 비판이 더욱 심한 곳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 정권 아래 민선 8기 순천은 놀라운 발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긴축 재정 속에서도 무소속 시장을 보유한 순천은 막대한 국비 확보로 곳간도 다른 지자체보다 넉넉한 상황이다.

여기에 민주당 옷을 입고 있는 현역의 몽니성 발언도 민주당 심판론에 더욱 불을 지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소병철 의원은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순천 일부 정치인들(자신이 공천을 준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 등)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몽니성 발언’으로 지역사회를 들썩이게 만들더니 “순천시민께 제가 약속했던 선거구 분구도 임박해 홀가분한 마음”이라며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의 소임은 완수했다고 자부한다”고 자평했다. 이 자평은 하위 20% 설 등 여러 정치적 추측을 뒤로 하고 자신의 명분(총선 불출마)이 옳다는 것을 부각시켜려 했지만, 이 발언은 단 며칠 만에 뒤집어 지면서(선거구 분구 무산) 민심은 더욱 들끓고 있다. 이러한 현역의 지역사회 갈등을 유발한 몽니성 발언에 기초의원이 제대로 들이받는 이례적 상황까지 발생했다. 순천시의회 김영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소병철 국회의원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친명 아웃 시킨 것 봤지' 순천, 공천장 쥐고도 웃지 못한다…민주당 향한 분노 상상 그 이상[호남행 총선열차]
신성식 전 검사장. 사진 제공=신성식 예비후보 사무실

#지지율 1위 ‘입’에 쏠린 시선

그렇다고 이 선거구는 여당이 유리하다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공천을 받은 손훈모 예비후보의 경우 확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친명’까지 탈락시킨 순천 민심은 상당히 요동치고 있다는 정치적 분석이 나온다.

개혁신당 천하람 전 최고위원의 출마도 확실시되고 있는 분위기다. 대구 출신인 천 전 위원은 변호사이자 청년 정치인이다. ‘제2의 이정현’을 꿈꾸며 순천에 터를 잡고 4년 간 지역 민심을 다져왔다.

특히 민주당 경선에서 컷오프 된 신성식 전 검사장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변수로 작용된다. 컷오프 전 까지만 하더라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역과 기성정치인을 뒤로 하고 ‘신성식 돌풍’을 일으켰다. 그의 지지자들은 아직도 신성식 후보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출마선언’과 동시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신성식 전 검사장은 이날 서울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경선과정부터 선거구 획정까지 들끓는 순천시민들의 목소리를 여기저기서 듣고 있다”며 “(무소속) 출마 여부는 시민의 결정할 몫”이라고 총선 출마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순천은 지방선거 등 그동안 7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없을 정도로 민심이 돌아서면 제대로된 심판을 한 지역”이라며 “오로지 민주당이 아니라는 여론과 민주당 최종 후보의 본선 경쟁력 의구심, 지지율 1위를 달렸던 신성식 전 검사장의 출마 여부 등 변수에 변수가 높은 만큼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는 앞에서 언급했던 후보들과 함께 국민의힘은 김형석 전 차관이, 진보당은 이성수 도당위원장이 출마해 다자구도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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