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고용률 ‘역대 최고(같은 달 기준)’ 기록이 계속되고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그저 쉬거나, 구직을 아예 포기해 버리는 청년층이 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청년층의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보니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 청년 ‘쉬었음’·‘구직단념자’ 올해 들어 계속 증가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61.6%를, 15~64세 고용률은 68.7%를 기록했다. 각각 1982년, 1989년 관련 월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2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다. 고용률은 지난 1월에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청년층의 고용으로 초점을 맞춰보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긍정적인 요인을 먼저 보면 30대에서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수가 증가했고, 2월 기준 청년층 고용률은 역대 최고(46%)를, 실업률은 역대 최저(6.5%)를 나타냈다.
문제는 취업자 수에도, 실업자 수에도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그중에서도 ‘쉬었음’에 해당하는 청년 증가 양상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일할 능력이 있지만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지난달 30대에서 2만7000명 증가한 30만2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이어 3개월째 30대 쉬었음 인구가 증가세를 보인다.
구직단념자 또한 증가세다. 통계청 관계자는 “구직단념자는 청년층, 더욱이 30대에서 많이 증가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구직단념자는 구직 의사가 있지만, 노동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자를 일컫는다. 2월 구직단념자는 전년 동월 대비 5만4000명 늘어난 41만2000명을 기록했는데, 1월(+1만1000명)에 이어 2개월째 늘고 있다. 구직단념자가 속출했던 코로나 시기(2021년 2월 75만2000명) 만큼은 아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론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 ‘청년 친화 서비스’ 발전시킨다지만 적정성·효과 ‘물음표’
‘쉬었음’과 ‘구직단념자’ 증가로 대표되는 청년 일자리 포기 현상은 올해 들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청년과 30대가 여전히 임금이나 근로 여건 등 조건에 맞는 직장을 찾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런 문제의 타개책 중 하나로 이 날 ‘청년 친화 서비스’ 발전 방안을 내놨다. 청년층이 취업하기를 선호하는 동시에 주로 소비하는 업종인 웹 콘텐츠·웨딩·뷰티 분야를 부흥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이날 발표한 대책에는 ‘유튜버’로 지칭되는 크리에이터에게도 예술활동증명이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반 예술인처럼 예술활동준비금을 최대 30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연 매출 1억400만원 미만 네일샵에 대해서는 지역이나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간이과세를 적용받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런 직업들이 실패 가능성이 높은 데다 안정성이 낮은 만큼 청년 고용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를 들어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서울시에서 네일숍을 개업한 곳은 ‘0곳’이었는데, 폐업한 가게의 수는 77곳에 달했다. 불과 2년 전인 2021년 3분기엔 개업 수가 145곳에 이르렀고, 폐업 수는 50곳이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해당 분야가 청년 종사 비중이 높은 건 사실인 만큼, 청년들이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재부는 이날 배포한 ‘고용동향 참고 자료’를 통해 “수출·내수의 균형 잡힌 회복과 경제 역동성 제고를 통한 민간 중심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청년·여성 등 고용 취약 계층에 대한 맞춤형 취업 지원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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