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에서 제22대 총선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물론 이명박·이승만 등 보수 계열 정당이 배출한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공개 글을 썼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功)을 드러내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관람 사실을 자랑하기도 했지만, ’20대 장예찬’은 “MB보다 이승만이 더 싫다”고 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12년 7월 20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용서가 우리 사회를 망쳤다. 나라를 팔아먹고도, 독재를 하고도 그들은 결국 역사로부터 용서 받았다. 누구는 조상의 땅을 찾기 위해 소송을 걸고, 또 누군가는 29만 원으로 골프를 치며 경찰의 호위를 받는다”며 “이런 꼴을 보고 자란 후대는 지금 당장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면 정의 따위는 얼마든지 외면해도 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역사가 죄인을 심판하지 않는 현장을 목격하며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가 말한 “독재자”는 1997년 내란 및 뇌물수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에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 받았지만, 2003년 4월 재산 명시 재판에서 전재산이 29만 1000원 뿐이라고 주장한 고(故) 전두환 씨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
장 전 최고위원은 또 “왕조 시대도 아니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피의 숙청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값싼 용서의 이름으로 후대와 역사 앞에 구질구질한 교훈을 남기는 것은 더더욱 바라지 않는다. 이승만이 첫 단추를 잘 못 뀄고, 김대중이 아예 단추를 뜯어버린 대가가 너무 크다. 그래서 나는 이명박보다 저 두 명의 대통령이 더 싫다”고 썼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달 10일 “(선거)캠프 식구들, 그리고 정말 많은 수영구 주민과 부산 시민들이 함께 영화관을 가득 채웠다”며 “이승만 대통령 이야기만 꺼내도 극우 취급을 받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라고 <건국전쟁> 관람 소식을 알렸다. 이어 “농지개혁, 한미상호방위조약, 여성의 권리 신장 등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건국전쟁>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우리나라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라고 호평한 것으로 지난달 13일 알려졌다.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릴레이 관람도 있었는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2일,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달 14일 <건국전쟁>을 봤다.
장 천 최고위원은 또 이명박 전 대통령 시기의 문화방송(MBC) 인사에 대해 “파업 참여자에겐 보복을, 김재철의 개가 되어 준 간부들에겐 보은을 단행한 mbc의 인사를 보면서 또 한 가지를 배운다”며 “이진숙은 국장이 되었다. 사장이 바뀌면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용서를 받을까?”라고 비판했다.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은 지난해 8월 국민의힘이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추천한 이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언론특보 및 시민사회총괄본부 대변인을 역임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2014년 역시 페이스북에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고 써 이미 한 차례 논란이 인 바 있다.
과거 SNS 글로 논란이 일자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과거 SNS 글 중에 부적절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어 심려를 끼쳤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비록 10년 전 26세 때이고, 방송이나 정치를 하기 전이라고 해도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조심했어야 한다”고 썼다. 이어 “당시에는 치기 어린 마음에 정치나 사회에 대한 의견을 더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더욱 성숙한 모습과 낮은 자세로 언행에 신중을 기하고, 오직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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