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의료계가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의사 가족들은 병원을 자유롭게 이용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지금 아플 거면 의사 가족이어야 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커뮤니티는 재직 인증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곳이다.
서울아산병원 소속 직원 A 씨는 “입원이고 외래고 다 막혀서 난리가 났는데 역시 ‘천룡인’ 의사님들 가족은 프리패스”라고 주장했다.
‘천룡인’이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등장하는 귀족 집단으로, 인간을 발아래로 하등 취급하며 노예 부리듯 부리는 인물들로 묘사된다.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이로 인해 수억 원의 연봉을 받고, 범죄를 저질러도 면허가 박탈되지 않는 의사들을 비꼬는 말로 종종 사용된다.
A 씨는 “응급실과 외래, 입원 다 가리지 않고 ‘의사 가족들은 예외’로 들어가는 중”이라며 “사기가 너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댓글 창에서 해당 병원 소속 B 씨도 “실상은 ‘OO파트 교수님 어머니래요’ 하면 ‘아~’ 수긍하는 늘 벌어지던 일”이라고 꼬집었고, C 씨도 “교수 지인이면 프리패스하더라. 너무 많아서 놀랍지도 않다”라고 했다.
현재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응급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주요 의과대학 교수들도 집단행동에 동참할 조짐을 보이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의사 집단행동 피해 법률지원단’과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환자들의 피해 관련 법률상담은 총 127건에 이른다.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수술 연기 86건 △수술 취소 13건 △진료 거부 8건 △입원 지연 3건 △기타 17건 등이었다. 다만 손해배상 청구 등 소송구조 신청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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