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켰다. 국민을 업수이 여기는 패륜 정권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충청남도 홍성군을 찾아 이종섭 신임 주호주대사의 출국에 대해 “개구멍으로 몰래 빠져나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민주당은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신임 주호주 대사가 출국 금지 해제 조치로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하자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가 충청도를 찾은 건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며 캐스팅 보트 지역의 표심을 잡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충청도를 ‘민심 풍향계’라고 일컬으며 양승조 충남 홍성·예산군 후보와 문진석 천안갑 후보 등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천안갑은 채상병 사건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곳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충남 홍성군과 천안시를 방문해 시민들을 만났다. 홍성시장에서 군민들을 만나 악수를 하며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이 대표를 향해 “이재명 화이팅”, “이잼(이재명) 몰빵” 등을 외치기도 했다. ‘몰빵’은 비례 투표를 민주당이 주도하는 민주당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몰아주자는 뜻이다. 이 대표는 이날도 윤영덕·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와 함께 현장을 다녔다.
이 대표는 특히 윤석열 정권의 5대 실정 심판론을 내세웠다. 그는 5대 실정 사안으로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망 사건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꼽았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이 주권자”라며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모르면 회초리를 쥐고 회초리가 안 되면 몽둥이로 때려서라도 정신차리게 해야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이 독재 정권을 4월 10일에 반드시 심판하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종섭 신임 주호주대사의 출국과 관련해 “권력 남용이 여전하다. 중범죄 핵심 혐의자를 무슨 대사로 임명해서 어디 개구멍이 있는 모양인지 아무도 모르는 틈으로 출국시켰다”라고 했다. 이어 “국민을 존중한다면 결코 이럴 수 없다. 이 정권은 기본적 도의조차도 지키지 못하는, 법은커녕 기본적인 윤리조차도 지키지 못하는 패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천안시로 이동해 신부동 문화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다시 부각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천안갑에 출마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을 겨냥해 “채상병 사건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사람이 버젓이 공천받았다”며 “이게 국민에게 예의를 갖춰 존중하는 태도인가”라고 반문했다.
충청 유권자들의 지지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 심판 선거의 중심은 바로 충청”이라며 “충청에서 이겨야 전국에서 이길 수 있다. 민주당의 이 절박한 호소를 여러분이 승리로 격려해 달라”고 했다.
이날 현장에는 충청도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가 대거 자리했다. 양 후보를 비롯해 복기왕 아산갑 후보, 조한기 서산·태안 후보, 나소열 보령·서천 후보, 현역인 이정문 천안병 의원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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