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일 방식 바뀌고 중앙-지방 유기적 협력”…’총선용’ 野비판 일축 해석
총선 후에도 지속 방침…대통령실 “민생토론회, 선거운동·관권선거와 거리 멀어”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곽민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올해 초부터 3개월째 전국 각지에서 진행 중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대해 정책의 직접 수요자인 국민이 중심이 되는 행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원도 춘천 강원도청에서 연 19번째 민생토론회를 통해서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갈 계획임을 기회 있을 때마다 시사해왔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 시작부터 민생토론회가 현장형 과제 발굴 및 민심 수렴을 위한 행사라고 거듭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11월 초부터 대통령실과 내각의 고위 정책 당국자들과 함께 민생 현장 간담회를 꾸준히 개최했다. 현장에서 듣는 국민의 목소리가 정말 가슴 깊이 다가왔다”며 “그래서 올해 신년사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올해 정부 업무보고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로 계속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현장을 찾아 이 민생 과제로 간담회를 해보니, 정부 정책 대부분이 많은 부처에 걸쳐 있고 각 부처에서 따로 과제를 발굴하는 것보다 부처가 벽을 허물고 협력해야 과제를 발굴·추진하는 것이 국민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특정 주제마다 여러 유관 부처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형식의 민생토론회가 해법을 찾는 데 더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정책 어젠다가 국민 바람과 동떨어져 있거나 부처가 각각 추진하는 과정에서 추진이 늦어지면 국민은 전혀 변화를 체감할 수 없다”며 “그래서 올해 시작된 민생토론회는 정책 공급자가 아닌 정책 수요자인 국민 입장에서 과제를 발굴하고 각 부처와 부서의 벽을 허물어 국민이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렇게 해보니, 대통령실과 각 부처 공직자가 일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우리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늘 현장의 국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부처가 또 함께 힘을 합쳐서 소통하며 일하게 됐다”며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중앙과 지방의 협력 관계도 훨씬 유기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부처 신년 업무보고를 겸해 시작된 민생토론회는 지난 1월 4일 ‘활력 있는 민생경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현안을 다뤄왔다. 서울(영등포·동대문·성동)과 경기(용인·고양·수원·의정부·판교·성남·하남·광명), 영남(부산·울산·창원·대구), 충청(대전·충남), 인천, 강원 춘천에서 개최됐고, 아직 호남과 제주에서는 민생토론회가 열리지 않았다.
야권에서는 릴레이 민생토론회를 계기로 각종 세제 완화와 그린벨트 해제 등 굵직한 정책들이 잇달아 발표되자 이를 ‘선거 개입’으로 주장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윤 대통령이 토론회 명목으로 전국을 다니면서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며 불법 관권선거를 자행하고 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민생토론회는 지역의 숙원 현안을 공유하고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전혀 선거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그런데도 야당이 비판을 계속 이어가자 윤 대통령이 직접 민생토론회 의미와 배경 등을 강조하며 사실상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민생토론회 취지를 좀 더 확실히 설명하고자 한 것”이라며 “일반인들이 공무원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민생토론회를 통해 공무원들을 만나 어려운 상황을 알리고 그 답도 듣지 않느냐. 확실히 현장에서만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윤 대통령의 범정부 인사교류 지시에 따라 최근 국토부로 전입한 환경부 공무원이 이날 민생토론회에 참석한 점을 거론하며 “부처 칸막이를 허문다는 민생토론회 의미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민생토론회는 선거운동이나 관권 선거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강기정 광주시장이 ‘호남에서도 민생토론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설마 대통령에게 선거운동 하러 오라고 하진 않았을 것 아니냐”며 “이게 선거운동이 아니라 지역 민심과 민생을 챙기기 위한 행보라고 인정하기 때문에(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광주·전남 등 호남 지역에서 민생토론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전남 개최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모든 지역에 있는 국민 여러분을 만나러 갈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 달 총선이 끝난 뒤에도 민생 토론회를 이어가며 대국민 직접 접촉면을 유지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아직 남은 과제들이 많다. 앞으로 계속될 민생토론회에서 새로운 문제들도 많이 듣게 될 것”이라며 민생토론회 지속 방침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난 1월 초 민생토론회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약 10회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라고 예고했으나, 윤 대통령의 이러한 의지에 따라 각 부처와 협력해 토론회 이슈를 추가로 발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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