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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학원 뒷돈 받고 문제 거래’ 사실로 드러나…56명 수사요청

연합뉴스 조회수  

감사원 ‘사교육 카르텔’ 교원·학원관계자 적발…수능 영어 23번 논란 관련자 포함

“교원-사교육업체 금품매개 문항거래 뿌리 깊어…문항공급팀 구성 등 조직적 형태”

‘피라미드식 조직’ 굴리며 거액 챙긴 교사들…학원에 준 문제들 학교 시험에 내기도

수능 '영어영역 23번' 논란 (CG)
수능 ‘영어영역 23번’ 논란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사교육 업체와 유착한 현직 교사들이 모의고사 문제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는다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감사원 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실시한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감사 결과 혐의가 확인된 교원과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수사해 달라고 올해 2월 초부터 세 차례에 걸쳐 요청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방해, 배임 수·증재 등이다.

수능 영어 23번, EBS 교재 및 사설 모의고사 동일 지문 출제 과정
수능 영어 23번, EBS 교재 및 사설 모의고사 동일 지문 출제 과정

[감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수능 영어 23번 의혹 사실로…평가원은 문제 축소 공모

수사 요청 대상에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 논란 관련자들이 포함됐다. 해당 논란은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만든 사설 모의고사 교재에 나온 지문이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에 그대로 출제되면서 불거졌다.

감사원이 파악한 경위를 보면, 2023년 1월 출간될 예정인 EBS 수능 연계 교재에 한 고교 교사가 2022년 3월 ‘Too Much Information'(TMI)라는 지문으로 출제한 문항이 수록돼 있었다.

대학교수 A씨는 2022년 8월 해당 EBS 교재 감수에 참여하며 TMI 지문을 알게 됐고, 이어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출제위원으로 활동하며 TMI 지문을 무단으로 사용해 수능 23번 문항으로 출제했다.

평소 교원에게 문항을 사서 모의고사를 만들던 유명 강사 B씨는 TMI 지문의 원 출제자와 친분이 있는 다른 교원 C씨를 통해 TMI 지문으로 만든 문항을 받아 9월 말 모의고사로 발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부정행위들로 인해 ‘1타 강사 모의고사 판박이’ 논란을 야기한 수능 영어 23번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업무 부당 처리도 확인됐다.

평가원 영어팀은 수능 문항 확정 전 사설 모의고사와 중복 검증을 부실하게 해서 TMI 지문 문항이 수능에 중복 출제되는 것을 걸러내지 못했다.

또 중복 출제에 대한 이의신청이 215건 들어왔는데도, 평가원 담당자들이 공모해 이의 심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을 축소하려 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1타 강사 모의고사와 판박이 논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1타 강사 모의고사와 판박이 논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서울=연합뉴스) 대형 입시업체의 1타 강사가 제작한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흡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23번 문항. 비슷한 시기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도 실렸다가 최종본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돼 감사원이 그 경위를 감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1.9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금전 대가 문항 거래 뿌리 깊어…피라미드식 조직적”

수능 출제 또는 EBS 수능 연계교재 집필에 참여한 다수 교사가 사교육 업체와 문항을 거래한 것도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교원과 사교육 업체 간 문항 거래는 수능 경향에 맞춘 양질의 문항을 공급받으려는 사교육 업체와 금전적 이익을 원하는 일부 교원 간에 금품 제공을 매개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항 거래는 수능이나 수능 모의고사 출제 경력, EBS 수능 연계 집필 경력이 있는 교원을 중간 매개로 삼아 ‘피라미드식’ 조직적 형태로 전개됐다.

한 예로 수능과 수능 모의평가 검토위원으로 여러 번 참여한 고교 교사 D씨는 출제 합숙 중에 알게 된 교사 8명을 포섭해서 문항 공급 조직을 구성했다.

D씨는 포섭한 교사들과 2019년부터 2023년 5월까지 수능 경향을 반영한 모의고사 문항 2천여개를 만들어 사교육 업체와 유명 학원강사들에게 공급하고 6억6천만원을 받았다.

이 중 3억9천만원은 조직에 참여한 교원들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2억7천만원은 자신이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수능 (CG)
교육부·수능 (CG)

[연합뉴스TV 제공]

고교 교사 E씨는 배우자가 설립한 출판업체를 공동 경영하면서 현직 교사 35명으로 문항 제작팀을 구성한 뒤 사교육 업체와 유명 학원강사들에게 문항을 넘겨 수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가 EBS 수능 연계 교재 파일을 교재 출간 전 빼돌려 비슷한 문항을 만들어 학원 강사에게 공급하고 돈을 받는가 하면, 사교육 업체에 공급한 문항을 학교 중간·기말시험에 출제한 사례도 있었다.

이밖에 현직 입학사정관이 사교육 업체에 취업해 자기소개서 작성 강의 등을 하고 금품을 받은 사례들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입학사정관 퇴직 후 3년간 학원 등 취업이 제한되는 고등교육법 조항을 위반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며 “법상 위반 시 제재 규정은 없어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교육부에 제도 개선 등을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이들 외에도 문항 거래를 통해 금품을 받았다고 확인되는 다수 교원에 대해 감사위원회 의결 이후 엄중한 책임 문책 등 조치를 할 계획이다.

shiny@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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