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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바람으로 도망 간 세월호 선장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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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장이 몇 년 만에 입을 열었다.

11일 JTBC는 세월호의 선장이었던 이준석 씨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 씨는 2014년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속옷 바람으로 홀로 탈출했다. 그는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순천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이 씨를 직접 만난 사람은 광주 서정교회 장헌권 목사다. 장 목사는 2018년 1월 이 씨와 처음 소통했는데 중간에 끊겼다가 이번에 다시 연락이 닿았다.

설날인 10일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가족, 시민 설 명절 합동차례에서 차례상이 차려져 있다. / 뉴스1

장 목사는 지난 8일 순천교도소 면회장에서 이 씨를 만나 대화 내용을 메모했다.

이 씨는 “눈이 많이 안 좋아서 힘들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과거 장 목사가 건네준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세월호 참사 시민 기록단이 유가족과 함께 지내며 쓴 인터뷰집)을 지금도 읽고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유족들을 언급하며 “큰 죄를 지어서 마음이 매우 아프고, 그 생각만 하면 아직도 자다가도 일어나 계속 눈물만 흐른다. 내가 못 할 일을 했다. 여러 명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도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과거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장 목사가 “혹시 유가족분들이 오시면 면회가 가능하겠냐”고 물었을 땐, 이 씨는 “내가 그분들 얼굴을 어떻게 볼 수가 있겠습니까. 차마 볼 수 없습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목사님. 그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라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이 씨는 장 목사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고 한다.

장 목사는세월호 기관장, 조타수, 항해사 등 총 15명에게도 손글씨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 조기장(기관사를 돕는 조기수의 장)이었던 전 모 씨는 답장에 “모든 것을 처음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면 내 목숨으로 대신하고 싶다”라고 썼다. 당시 33살이던 전 씨 딸은 죄책감에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노란 물결 팽목항 / 뉴스1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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