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로 정치권에 도전장을 낸 황정아 박사가 ‘진짜 유성 사람’임을 앞세워 대전유성을 지역에 도전장을 냈다. 과학자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강한 반감을 드러낸 그는 창업·스타트업 기반을 조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황 박사는 본지와 진행한 단독인터뷰에서 “대전과 유성이 과학도시라고는 하지만 대전엑스포 이후 과학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는 새로운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출신인 황 박사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아 정치권 문을 두드렸다. 전남 여수 출신으로 전남과학고와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등을 졸업한 황 박사는 누리호 개발 성공의 주역으로 인공위성의 기획·설계·개발 등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1999년 방영된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졌다.
과학자 황 박사가 정치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마냥 지켜보기 어려웠던 탓이다. 황 박사는 윤 정부의 R&D 예산 일괄 삭감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해외에 구축한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을 구체적인 예시로 들었다.
황 박사는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은 다른 나라에 원격 망원경을 두고 외계 천체를 찾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를 운영하려면 그 지역에 전기요금·인터넷 사용료·현지 오퍼레이터 고용 등의 비용이 필요한데 윤 정부가 R&D 예산을 일괄삭감하면서 비용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제 막 박사 학위를 받거나 이를 위해 연구에 매진하는 대학원생들에게 당장 급여를 주기도 어려워졌다”면서 “이들은 곧 과학 분야를 떠날 것이다. 학문의 후속 세대가 끊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학문의 한 세대를 끊어버린 결과를 되돌리려면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를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도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로 인한 과학기술 분야의 퇴행이 비가역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이를 막기 위해 정치에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과학자 출신 정치 신인인 황 박사가 출사표를 낸 지역은 대전유성을이다. 황 박사는 이 지역에 약 30년가량 거주했다. 황 박사는 대전유성 지역에 창업·스타트업 등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카이스트와 충남대 등 우수한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해당 지역에 30년 거주한 과학자 출신만이 할 수 있는 상상이다.
황 박사는 “카이스트의 경우 창업을 장려하는 제도가 있는데 2년 후 이들이 정착할 곳은 대전에 없다. 결국 벤처·스타트업 등이 자리 잡을 수 공간과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우수한 인적 자원이 다른 곳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면 대전은 최첨단 실리콘밸리가 돼 지역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이번 선거가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해당 지역 현역은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이다. 그는 2004년 제17대 총선을 시작으로 유성에서만 5번 모두 승리했다. 이 의원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황 박사는 “지역을 다녀보면 유성에도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대전유성의 새 인물·새바람이라는 기대에 충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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