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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30일 앞두고 여야 대표들의 ‘말의 전쟁’도 본격 대결을 앞두게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조와 구분짓기를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각을 세우는 스타일인 반면, 이 대표는 온라인상에서 주로 쓰는 표현에 밝고 임기응변에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의 말의 전쟁이 주목을 받는 건 유력 대권주자인 두 사람의 경쟁 구도로 이번 총선이 흐르고 있어서다. 다만 투표일까지 한 달간 수없이 쏟아질 말의 대결에서 양쪽 모두 ‘리스크 줄이기’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자신의 전투 본능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 토론회 등에선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그래서 과거 대선 후보 선출 후 첫 시험대라고 할 수 있는 두 차례의 ‘대장동 국감(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자신의 강점으로 약점을 보완해 결국은 위기 국면을 탈피하는 언변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전투형 달변가인 이 대표도 이번 총선 정국에선 초입부터 설화로 사과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인천 계양의 한 식당에서 선거 운동을 하다가 한 시민에게 “설마 ‘2찍’은 아니겠지”라고 물었다. 시민과 가볍게 나눈 대화였지만 2찍이라는 표현은 문제가 됐다. 2찍은 지난 2020년 대선 때 기호 2번이었던 국민의힘을 뽑은 이들을 온라인에서 비하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이 대표는 다음날 페이스북에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저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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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선 이 대표가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시원한 입담과 달변으로 주목을 받았던 만큼 온라인 용어에 밝아서 벌어진 일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유세 현장이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된다는 점을 고려해 언어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위원장은 평소 입담이 대조(對照)와 구분짓기를 자유 자재로 쓰는 달변형 리더로 불린다. 한 위원장은 지난 8일 경기 성남을 찾아 “우리가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을 때 같은 시간 이 대표는 서초동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에서 사법리스크를 부각한 것이다. 지난달 29일 당 비대위 회의에서는 “정적 임종석을 찍어낸 이 대표와 달리 전 원희룡 후보를 적극 지원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으로 구분짓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의 부정적인 면을 언급할 때 ‘이재명의 민주당’이라고 부른다.
다만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의 설화보다 당 구성원들의 발언 논란이 고심거리다. 충남 서산·태안 후보인 성일종 의원이 최근 인재양성의 좋은 예로 일본 이토 히로부미를 들었다가 논란에 휘말려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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