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쟁력을 지속 확보하기 위한 미래 인재 육성에 총력을 기울인다. 삼성전자는 사내대학을 운영하며 반도체 전문 인재를 양성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커리큘럼을 통해 미래의 임직원을 키운다. 양사 모두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진이 교수로 활약한다.
삼성전자 사내대학 ‘삼성전자공과대학교(SSIT)’는 2월 21일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을 통해 74명(학사 27명, 석사 43명, 박사 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1989년 ‘반도체 기술대학’이란 이름으로 출발한 SSIT는 올해로 35년째다. 총 129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전문 학사 졸업생은 55명, 학사 졸업생은 539명, 석사 졸업생은 605명, 박사 졸업생은 98명이다.
SSIT는 1991년 정부가 인정한 국내 최초 사내대학이다. 2001년에는 전문학사 과정과 2005년 4년제 대학 과정을 교육부로부터 인가받았다. 2011년에는 학사 편입 제도까지 도입, 학부부터 대학원까지의 전 과정을 포함했다. 2023년엔 석·박사 통합 과정도 시행했다.
또 2007년부터 2022년까지 석박사 과정에서 발간한 국내외 논문은 573건이다. 이 가운데 SCI(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급은 133건에 이른다.
SSIT는 20~30년 이상 실무 경험을 가진 교수진이 참여해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최첨단 반도체 종합 커리큘럼을 다양하게 구성한 것이 장점이다.
이규필 SSIT 석좌교수는 “삼성전자 반도체는 작은 돛단배에서 거대한 함선으로 성장 발전해왔는데 이 배를 만들고, 운행하고 이끌어간 것은 사람이다”라며 “기업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인재 육성이라는 생각에 SSIT로 왔고, 좋은 사람들과 재밌게 일하며, 멋진 조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2022년부터 ‘반도체 커리큘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교육 과정은 주요 대학의 공학 전공 대학생 3, 4학년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다.
반도체 기술과 인사이트를 담은 온라인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제휴 대학들은 이 커리큘럼을 정규 과목의 학점 연계 수업으로 편성하고, 교수들은 교육 콘텐츠를 활용하기도 한다.
SK하이닉스 임원 출신의 SKHU(SK hynix University) 전문 교수/강사진과 현업 전문가가 직접 개발한 100여개의 강의는 소자, 공정, 설계 등 반도체 주요 직무에 맞춤화된 내용과 함께 반도체 산업 전반의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특히 이는 현업의 실무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강의로 호응을 얻고 있다.
참여 학생들은 교육 과정을 100% 이수한 후 테스트를 통과(기준: 70점 이상 획득)하면 인증서를 받게 된다. 또, 회사는 학습 이력, 테스트 성적, 프로모션 참여도 등을 반영해 우수 학습자를 선발, 캠퍼스 투어와 학비 장학금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반도체 커리큘럼은 첫 도입 이후, 매년 2000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 중이다. SK하이닉스는 킬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학습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디지털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교육 방식을 도입해 프로그램의 질을 더욱 향상시키겠다”며 “이를 통해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을 지원하고,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최근 의대 쏠림 현상이 해마다 심화되고 있어, 향후 인력이 모자라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인력은 2031년 30만4000명이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5만4000여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매년 1600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대학의 전공 졸업생은 650명에 그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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