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통 송기헌 3선 연임 길목에 경제 전문가 김완섭 첫 도전장
‘국회 매일 출퇴근’ 지역 친화 강점 vs ‘원주 새 일꾼’ 예산 주 무기
(원주=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지난 8년간 국회에서 열심히 일한 송기헌을 믿고, 더 큰 정치인을 만들어 주시면 보다 더 큰 정치를 펼쳐 더 큰 원주를 위해 힘있는 심부름꾼이 되겠습니다”
“기획재정부 제2차관 출신의 예산통이자 경제전문가인 저 김완섭이 원주가 30년을 기다려온 새 일꾼입니다. 왜 지역마다 그렇게도 경제관료 출신의 정치인을 원하는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8일 오전 원주시 반곡동 봉황사거리에 선 이 지역 현역의원 더불어민주당 송기헌(60) 후보와 판부면 서곡리 남송사거리에 선 국민의힘 김완섭(55) 후보가 각각 출근길 거리 인사를 통해 간접 격돌했다.
두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원주의 동쪽이자 이전 공공기관이 밀집한 혁신도시가 있는 원주을 선거구에서 3선 도전과 정치 신인으로 첫 맞대결을 펼친다.
◇ 이전 공공기관·유동 인구 많은 선거구…경기에 ‘민감’
송 후보와 김 후보가 격돌하는 원주을 선거구는 원주시 25개 읍면동 가운데 도심을 중심으로 동쪽의 11개 읍면동이 속해 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원주시 인구 36만1천426명 가운데 원주을 선거구의 18세 이상 선거구민은 14만8천311명이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1개 공공기관 7천200여명의 임직원이 이전한 원주혁신도시는 강원 제1 경제중심도시 원주를 견인하는 동쪽 축이다.
지역 숙원인 여주역∼서원주역 복선철도의 2028년 완공에 이어 GTX-D 노선 신설, 2차 공공기관 이전 등의 대형 이슈가 많다.
또 혁신도시 공공기관 임직원 등 유동 인구가 많고, 원도심 전통시장과 인접하다 보니 경기(景氣)에 매우 민감하다.
그렇다 보니 두 후보는 출근길 인사에 이어 정주 인구가 4만명에 육박하면서 유동 인구도 많은 단구동과 반곡관설동으로 옮겨 도보로 이동하며 상인과 시민들과 만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지역 경기에 따른 민심이 민감한 곳이다 보니 후보자들도 상인 등의 호소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 “마법처럼 경기 부양할 수는 없지만…기초경제 잘 살펴 주길”
달아오르는 두 후보의 선거운동 열기와 달리 상인들의 웃는 얼굴의 이면은 어두웠다.
횟집을 운영하는 배호석(52) 혁신도시상인회장은 “원주 혁신도시가 너무 어둡다”고 힘없이 말했다.
그는 “고물가에 인건비와 재료비는 폭등하는데, 그렇다고 가격을 올릴 수도 없어요. 그러면 찾던 손님들도 외면할 테니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도 견뎠는데…, 지금이 가장 힘드네요”라고 호소했다.
혁신도시와 인접한 원도심의 전통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백귀현(65) 원주시전통시장연합회장은 “‘짠∼’하고 마법을 부린다고 불경기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지만 총선에서 누가 되더라도 시민과 상인들을 위해 기초 경제를 세세히 살펴주길 바랄 뿐”이라고 당부했다.
외마디 절규와 같은 상인들의 간절한 호소에 후보들은 “잘 챙겨보겠다. 힘이 나시도록 만들겠다”며 두 손을 꼭 잡으며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 “방앗간 집 아들이 3선 도전” vs “기재부 예산통”…첫 대결 ‘팽팽’
송 후보는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이강후 의원과의 리턴매치 끝에 0.45%포인트 간발의 차이로 신승을 거둬 정계에 진출했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비교적 여유 있게 재선에 성공한 송 의원에게 이번 총선은 3선 도전이다.
법률가인 그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8년 내내 지역구인 원주혁신도시로 매일 출퇴근한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원도심의 방앗간 집 송씨 아들이라면 모르는 유권자가 없을 정도”라고 인지도를 자부하는 그는 초중고를 모두 지역에서 졸업한 강점을 앞세워 원주 경제를 이끄는 일에 힘 있는 심부름꾼으로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그에 반해 정치 신인인 김 후보는 지역 인지도 측면에서는 송 후보보다 매우 열세다.
하지만 기재부 차관 출신 예산통이자 경제 전문가를 핵심 무기로 삼아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다 1990년대 제14·15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부친(김영진 전 의원)의 명성에 힘입어 인지도를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로 60∼70대 유권자 중에는 김 후보자 부친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반갑게 맞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상인들은 귀띔했다.
그는 기재부 차관 출신의 예산통답게 “원주가 30년간 기다려온 새 인물”이라고 자부하며 번듯한 장관 한 명 배출하지 못한 원주의 한을 풀고, 여주∼서원주 복선전철의 종착역을 원주역까지 연장하는 굵직한 공약으로 표밭을 다지고 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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