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특검법, 명품백 논란 등을 다룬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 ‘김현정의 뉴스쇼’에 선거방송심의 규정 위반으로 ‘행정지도’가 의결됐다. 심의위원은 진중권 교수 등 CBS의 패널 불균형이 고질적 문제라며 반복되면 법정제재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는 지난 7일 9차 회의를 열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2024년 1월26일)에 5대3으로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선방심의위 제재 수위는 낮은 순서부터 ‘문제없음’, 행정지도 ‘의견제시’, ‘권고’, 법정제재 ‘주의’, ‘경고’, ‘관계자 징계’ 또는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과징금’ 등의 단계로 구분된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 서용주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출연한 해당 방송엔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여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갈등 등의 주제를 다루며 정부·여당만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반박 인터뷰는 방송하지 않았으며 특히 진중권 교수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과도하게 비난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MBC나 CBS 같은 경우 일부 프로그램을 보면 기본적인 방송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 여기만 봐도 다 야당들만 출연하지 않나”라며 “여당이 한 사람 들어가는 게 누가 봐도 상식적이다. 이렇게 편향적으로 배치하면 주제도 편향적이 되고 내용도 편향적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은 “야당에 대한 이슈도 쏟아지고 있는데 특정 주제로 한정해 특정 경향성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방송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내용과 관련한 허위사실 등에 대한 부분은 지난번보다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행정지도 의견을 내겠지만 이런 패널 구성이 반복되면 법정제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재홍 위원(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도 “핵심은 패널 불균형의 문제”라며 “패널의 문제를 민원인이 계속 제기하고 있고 이것이 법정제재를 받아가는 상황이다. 법정제재를 받았으면 제작진이 충분히 주의하고 조심하고 균형성을 이루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계속 이런 식으로 거쳐지지 않고 나간다는 건 제작진의 고집인지 모르겠지만 문제가 많다고 본다. 이 프로그램이 패널 문제를 실행하지 않으면 또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2024년 1월10일, 1월11일, 1월24일, 1월25일) 방송에도 행정지도 ‘의견제시’가 의결됐다. 해당 방송엔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한 대통령 대응 관련 여론조사 △김건희 여사 특검 찬성 여론조사 등에서 전체 질문지 확인처를 고지하지 않았고 특히 김건희 여사 특검 여론조사에서 조사개요를 고지하지 않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미나 위원(한국미디어정책학회)은 “(위원님들이) 여론조사 보도에 대해 요구를 너무 엄격하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향적으로 생각을 바꿔주셨으면 좋겠다”며 “투표를 결정하는 데 있어 여론의 환경 지형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좀 엄격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퍼센트가 어떻다는 식으로 의례적인 행위에 치우치게 되면 여론의 동향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심재흔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1월10일, 1월11일, 1월24일 여론조사는 필요한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본다”며 “김건희 특검 여론조사 같은 부분은 (조사 개요가) 빠졌지만 당시 이 수치가 하도 많이 인용돼 출연자(박지원 전 국정원장)가 툭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CBS 구성원들은 선방심의위가 지난달 2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를 의결하자 심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한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CBS 방송 역사상 ‘관계자 징계’는 처음”이라며 “(선방심의위는) 어떤 패널들이 여당을 대변하는지 명단이라도 내려줘라. 그것도 부족하다면 ‘보수패널 자격 시험’ 같은 것이라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떤가”라고 했다.
CBS PD협회도 6일 성명을 내고 “선방심위의 행보를 보면 방송 패널 구성뿐만 아니라 패널의 특정 발언까지 간섭하며 언론검열 도구를 자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보수언론 사설에서도 ‘심기경호위’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5공도 꺾지 못한 곳이 CBS다. 언론탄압 세력에 더욱 담대하게 맞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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