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 교수협의회, 전원 사직서 제출 합의…전의교협, 내일 비공개 총회
‘빅5’병원 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들도 주말 회동
서울대 의대 교수들, 전공의 대표와 ‘긴급 정책포럼·토론회’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서혜림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가운데, 전국의 의대 교수들이 본격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이미 곳곳에서 의대 교수들의 보직 사퇴 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교수 사회에서도 ‘집단행동’이 확산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9일 비공개 총회를 열어 정부의 의대 증원 등 현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의대 교수들은 각 대학 본부와 증원 신청 규모를 두고 갈등을 벌여 왔고, 최근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등 정부의 행정처분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반발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전의교협 총회는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 향방’을 가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의료현안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다루게 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서울의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서울의대·연세의대·울산의대·가톨릭의대·성균관의대 5곳의 교수협의회가 연대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전날 울산의대 교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긴급총회를 열고 향후 “빅5 병원을 수련병원을 둔 의대 교수들과 연대해 의대생과 전공의가 안전하게 복귀해 교육과 수련을 마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힘을 합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5곳 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들은 이번 주말 만나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지 논의하기로 했다.
이미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전날 긴급총회를 열어 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행정조치에 반발해 전 교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데 합의했다.
사직서는 서울아산병원·울산대병원·강릉아산병원에서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빅5’ 병원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무더기로 사직하면 의료공백이 버틸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 다만 아직 서울아산병원에 사직 의사를 밝힌 교수는 없다.
전날 울산의대 교수협 긴급총회에 참석한 교수는 당장 환자를 떠나기보다는, 현 사태를 정상화하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달라고 했다.
그는 “전공의들처럼 사직서를 쓰고 병원 밖으로 나가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 아니라, 그런 의지를 표현한 걸로 봐야 한다”며 “환자와 전공의, 의대생 모두 피해 보지 않도록 파국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응급실, 산부인과 같은 곳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피로가 누적돼있고, 더는 끌고 갈 수 없다는 분위기”라며 “우선 빨리 해결하자는 게 우리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해 논의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서울대 의대는 오는 12일 의과대학에서 의대 교수들과 전공의 대표가 참석하는 1차 긴급 정책포럼을 연다.
김정은 서울의대 학장은 전날 교수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교수들이 사직서 대신 직접 국민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논의 및 알림을 위해 정책토론회를 짧은 기간에 정기적으로 해나갈 기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포럼에서는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인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필수의료 현장의 문제와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검토한 내용을 발표한다.
이후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 의대 학생회장 등과 패널 토의를 진행한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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